원자력연구원, 방사선으로 안전성 높은 배터리 대량 생산 기술 확보

전자빔 조사로 배터리 대량 생산 '원팟(one-pot)' 신기술
폭발·화재 위험 낮고 경제성 높아…국제 학술지 게재
포항공대 및 ㈜제브 공동연구, 상용화 기대

[대전=뉴시스] 전자빔을 이용한 반고체 전해질 배터리 제조 모식도. 액체 전해질이 포함된 파우치형 배터리 외부에서 전자빔을 조사하면 전자빔에 의해 파우치 셀 내부의 전해질이 겔화돼 반고체(겔) 전해질 배터리가 만들어진다.(사진=원자력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산학연 협업을 통해 방사선 기술로 안전하고 경제성 높은 반고체 배터리 대량 생산 공정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 최은영 박사팀이 포항공과대 박수진 교수팀, 신소재 전문기업 ㈜제브와 함께 전자빔을 이용해 반고체 배터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원팟(one-pot)'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필수 에너지 저장 장치로 널리 이용되고 있지만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의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있다. 반면 차세대 이차전지인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이기 때문에 안전성은 높으나 이온전도도가 낮아 효율성이 떨어지고, 비싼 가격 때문에 상용화가 쉽지 않다.

또 액체와 고체 사이의 반고체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반고체인 겔 타입의 전해질을 만들기 위해 화학물질이나 열처리가 필요한데 이들은 배터리 성능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로 배터리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반고체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자빔을 이용하는 기술이 각광받고 있으나 아직 전자빔 설비의 높은 가격, 생산량 확장의 한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에 공동 연구팀은 전자빔 이용 기술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대량 생산을 위한 공정개발에 집중, 전자빔을 조사할 때 배터리 내부 재료들이 받는 영향을 분석해 최적의 조사선량을 도출했다.

이를 통해 기존 상용화된 액체 전해질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쌓아 올려 최적화된 선량만큼 전자빔을 조사해 한 번에 대량 생산이 가능한 원팟(one-pot) 공정을 개발했다.

실험에서 이 공정을 활용하면 기존 액체 전해질 배터리와 유사한 성능의 반고체 배터리를 한 번에 7개까지 생산할 수 있다는게 확인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전자빔은 조사시간이 수 분 이내로 짧아 컨베이어 벨트 방식으로 빠르게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며 "향후 이번 기술을 고용량 배터리 생산에 확대 적용하고 상용화를 위한 공정 최적화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저명한 국제 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IF: 16.744)에 지난달 게재됐다.(논문명:One-pot production of multiple stacked lithium-ion batteries with gel polymer electrolyte through high-energy electron beam irradiation)

주한규 원자력연구원장은 "이 연구성과는 방사선의 무한한 응용 분야 중 하나"라면서 "앞으로 차세대 배터리 제조산업에서 대체 불가한 방사선 강점 기술의 활용도와 위상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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