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윤 대통령, 카르텔 오남용···문재인 정부 적폐청산과 비슷”
아무 때나 막 오용·남용하는 것 같다...
“부패나 불법 때려잡고 수사하는 것은
경찰이나 검찰에 맡겨둘 문제” 비판
유승민 전 의원이 4일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차관들에게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 달라”고 주문한 것에 대해 “대통령께서 최근에 카르텔이라는 말에 꽂혀서 아무 때나 막 오용·남용하시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최근까지는 자유에 대해 무한 반복하시다가 최근에는 카르텔에 꽂힌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시민단체 보조금을 잘못 집행하면 그건 그냥 불법”이라며 “그런데 그걸 시민단체 카르텔이라고 한다. 노조도 카르텔이고 지금은 드디어 학원과 교육부를 카르텔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문재인 정권 때 집권 초기부터 적폐청산한다고 그래서 경찰, 검찰, 국세청 온갖 기관을 동원해 5년 내내 적폐청산 하느라고 나라가 앞으로 나아가는 발전을 하는 데 대통령이 기여를 못하는 걸 보고 굉장히 답답했다”며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하고 윤석열 정부의 카르텔 청산하고 비슷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또 “대통령께서 법을 위반한 부패나 불법을 때려잡고 수사하고 조사하고 하는 것은 경찰이나 검찰에 맡겨둘 문제”라며 “대통령은 더 큰 비전과 그림을 가지고 전략을 가지고 나라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짜 어려운 개혁에 대통령이 지혜를 모으고 의지를 모으고 집중해야 하는데 세무조사하고 검찰, 경찰 동원해서 몽둥이로 때리고 탈탈 털고 하는 건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사교육 카르텔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타강사들이 연봉은 엄청나게 많이 벌지만 지방의 산지, 벽지, 농촌에 있는 학생들까지도 다 볼 수 있는 인터넷 강의를 한다”며 “학원 강사들을 때려잡으니까 지금 고3 학생들이 ‘학원 강사들이 기분상해죄, 기분 상하게 만든 죄에 걸린 것’이라고 말한다. 대통령이 킬러문항 배제하라고 한 걸 두고 학원강사가 뭐라고 하니까 기분상해죄에 걸려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전날 신임 차관급 인사들에게 “국가와 국민, 자유민주주의 헌법 시스템에 충성해 달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 개인에 대해 충성 안 하는 건 당연한데 이 맞는 말씀이 앞으로 어떻게 지켜질까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의 지시가 헌법에 위배될 때 공무원들은 그러면 어떻게 행동을 해야 되느냐는 문제가 생긴다”며 “예컨대 노조의 불법을 규제하는 건 좋은데 노조 자체는 헌법적인, 합법적인 조직이고 집회 결사의 자유가 있는데 지금 (이를 침해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으니까 드리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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