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저 선수들이 1~2번을 치는거야? 한화는 왜 전통을 파괴했나

윤욱재 기자 2023. 7. 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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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한화가 8연승으로 돌풍을 일으킨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라인업의 고착화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새 외국인타자 닉 윌리엄스가 가세하면서 노시환~윌리엄스~채은성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한층 탄탄해졌고 1~2번에 배치된 이진영과 김인환 또한 타순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한화가 이진영과 김인환을 처음 1~2번에 배치할 때만 해도 한화의 선택에 의문이 들었던 것이 사실.

이진영의 1번 배치는 현재까지 대성공이다. 이진영은 올 시즌 타율이 .248로 낮지만 출루율은 .374로 4할에 근접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1번타자로 나선 87타석에 출루율은 무려 .425에 달한다. 지난 해만 해도 타율은 .200에 그쳤고 출루율도 .254에 불과한 선수였는데 반전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김인환은 올해 타율 .239로 좋지 않고 2번 타순에서도 타율이 .241에 불과하지만 한화는 김인환을 거듭 2번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한화는 왜 '신개념 테이블세터'를 구성한 것일까. 보통 발이 빠르고 출루 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1~2번에 배치하기 마련. 그러나 한화는 과감히 '전통'을 깼다.

우선 이진영은 1번타자로 기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인 선수였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지난 해 퓨처스 감독을 맡을 당시 이진영이 트레이드로 한화에 합류하자 그를 1번 타순에 배치하기도 했다. "이진영이 2군 성적을 보면 출루율이 정말 높다. 처음 우리 팀에 왔을 때 2군에서 1번타자로 내보냈다. 타석을 많이 들어가서 감을 빨리 잡으라는 의미였는데 볼넷도 많이 고르고 정말 잘 하더라"는 것이 최원호 감독의 회상. 실제로 이진영은 KIA 시절이던 2021년에도 퓨처스에서 타율은 .242에 그쳤지만 출루율이 .380으로 뛰어났고 한화 입단 첫 시즌인 지난 해에도 퓨처스에서 타율 .336에 출루율 .482로 어마어마한 출루 능력을 보여줬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개인적으로 중장거리 타자를 상위타선으로 올리는 것을 선호한다. 라인업은 타자를 잘 치게 만드는 타순에 배치하는 것에 더해서 상대 감독과 투수들을 얼마나 압박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라면서 "이진영과 김인환 모두 헛스윙 비율이 높은 선수들이다. 대신 스트라이크존 근처에 오면 컨택트 확률이 높다. 그러면 자기 존에서 컨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서 이런 타자들 뒤에 강한 타자들이 있으면 결국 투수들도 존 근처로 공을 많이 던질 것이고 이들이 컨택트할 확률도 높아지고 타구 속도가 빨라서 안타 확률도 커진다"라고 이진영과 김인환을 1~2번 타순에 배치한 이유를 말했다.

▲ 김인환 ⓒ곽혜미 기자
▲ 노시환 ⓒ곽혜미 기자

이어 최원호 감독은 "옛날에는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선수가 2번타자로 많이 나갔다. 그러면 나중에 찬스가 걸리면 대타를 쓰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대타를 쓰면 누군가 대수비를 나갈 것이고 마지막에 꼭 거기서 찬스가 걸려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상위타선에서 대타를 쓸 정도면 상위타선에 두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한방이 있고 강한 타자들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투수에게 압박을 주고 정면승부를 유도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이것이 한화가 '전통'을 깰 수 있었던 이유다.

올해 타율 .315 17홈런 52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치르고 있는 노시환도 채은성이라는 '우산'과 더불어 새 외국인타자 윌리엄스의 가세로 날개를 달고 있다. 노시환은 "팀에 외국인타자가 타선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상대에 위압감을 줄 수 있다. 좋은 타자가 합류하면 볼배합도 달라지기 마련이다"라면서 "정말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조금씩 구축되는 느낌이 든다. 내가 치지 못해도 뒤에 있는 타자들이 있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타석에 들어설 수 있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최원호 감독은 "1~2번에 배치된 타자들은 뒤에 노시환이 있는 효과를 보는 것이고 타자들 전체적으로는 채은성이 있는 효과를 보고 있다. 윌리엄스도 뒤에 문현빈이 있으면 지금 같이 승부하지 않을 것이다. 문현빈이 장타자도 아니고 아직 궤도에 오른 타자는 아니기 때문에 투수로서 크게 부담은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화의 타순이 완전히 고착화된다면 진짜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부활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노시환 최원호 감독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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