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손정의, AI에 183조 투자했지만 트렌드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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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일본인 투자거물인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가 인공지능(AI)에 1400억달러(약182조8400억원) 넘게 투자했지만 별다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WSJ이 인용한 피치북 자료에 따르면 1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유니콘)를 가진 생성형AI 스타트업 26개 중에서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회사는 단 한 곳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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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한국계 일본인 투자거물인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가 인공지능(AI)에 1400억달러(약182조8400억원) 넘게 투자했지만 별다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손정의는 자신이 설립한 소프트뱅크를 'AI 혁명을 위한 투자회사'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최근 대화생성형 AI 열풍을 놓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소프트뱅크가 비전펀드를 조성한 2018년 이후 400개 넘는 스타트업에 쏟아 부은 돈은 1400억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WSJ이 인용한 피치북 자료에 따르면 1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유니콘)를 가진 생성형AI 스타트업 26개 중에서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회사는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코투, 라이트스피드, 타이거 글로벌매니지먼트 등 소프트뱅크의 경쟁사들이 각각 수 십억달러를 생성형 AI 기업들에 지원한 것과 대조적이다.
또 AI 열풍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꼽히는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까지 놓치고 말았다. 소프트뱅크는 2017년 엔비디아에 40억달러를 지분 투자했지만 2년 후 이 회사 주식을 매각했다.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약 10배 상승했다.
소프트뱅크가 비전펀드 설립 이후 AI 분야를 얼마나 강조했는지를 고려할 때 AI의 투자트렌드를 놓친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WSJ는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손정의가 2017년부터 2022년 중반까지 분기별 및 연간 실적 발표에서 'AI'를 언급한 경우는 500회가 넘는다.
문제는 타이밍이었다. 손정의가 처음 1000억달러 규모의 비전펀드를 조성한 이후 6년 동안 개발초기 단계의 신생 AI 투자는 거의 없었다. 그리고 2022년 초 기술 산업이 침체기에 빠지고 소프트뱅크는 기록적 손실을 보면서 스타트업 투자를 거의 완전히 중단했다.
그때 주목받는 AI 기업들은 자금을 조달받았고 해당 분야에서 투자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소프트뱅크가 스타트업투자를 중단한 지난해 말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하며 생성형 AI의 투자관심이 폭발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수 년간 투자에서 AI기술 개발에만 집중하는 기업을 대체로 피하고 AI를 활용해 그 성장으로 이익을 얻는 회사에 자금을 쏟아 부었다. 일례로 AI를 사용해 사람이 어떻게 운전하고 도로 위의 물체에 반응하는지 학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수많은 자율 주행 자동차 기술 회사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다만 소프트뱅크가 2016년 320억달러에 인수한 반도체 설계업체 ARM은 남아 있다. WSJ가 인용한 애널리스트들 전망에 따르면 ARM은 몇 달 안에 기업공개(IPO)가 예상되며 기업가치를 이전 추정치를 크게 상회하는 600억달러 이상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소프트뱅크 주가는 엔화 약세라는 호재까지 겹쳐 5월 말 이후 33% 넘게 치솟았다.
리서치 회사인 비대칭 어드바이저스의 아미르 안바르자 전략가는 WSJ에 소프트뱅크가 AI 기업을 놓쳤고 손정의 역시 "위대한 투자자(great investor)가 아니다"라는 확신이 더 들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바르자 전략가는 ARM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면서 "과거의 재앙적인 투자에서 소프트뱅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이 AI로 성공하지 못한 것은 현재의 열기에 편승하려는 투자자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WSJ는 설명했다. 수십 개의 기업과 산업 분야에 걸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더라도 승자를 가려내는 것은 쉽지 않은 게임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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