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文은 기회주의자’ 라는 취지로 언급한 적 없다”

“조금 과장된 표현” 선 그어

뉴스1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는 서운함이 없지만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운하다며 각을 세웠다.

자신이 2020년 말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가 대립각을 세울 때 이 전 대표가 밀어주기는커녕 문 전 대통령에게 '재보궐 선거를 위해 추미애가 물러나야 한다'고 압력을 넣었다는 것.

얼마나 가슴에 맺혔는지 "이 전 대표가 꼭 그랬어야 했나"라고까지 말했다.

추 전 장관은 3일 밤 KBS2TV '더 라이브'에 출연해 최근 자신이 장관직에서 물러날 생각 없었지만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사퇴하라고 요구해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게 됐다는 발언, 친문진영 반발을 사고 있는 일과 관련해 "인사권자이기에 (사퇴) 종용이라기보다는 물러나 달라고 하셨다"며 거듭 사퇴를 요구받았다고 했다.

2020년 12월 16일 당시 상황에 대해 추 전 장관은 "그날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의결서를 들고 (청와대에) 갔다"며 "제가 보고하니까 대통령이 보시고 서명을 한 다음 '여기까지 너무 수고가 많았다. 수고한 장관이 물러나야 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더라"고 했다.

이어 추 전 장관은 "그 내용(징계의결서) 안에 잘못한 사람은 누구냐, 그걸 바로잡아야 될 사람은 장관이고 장관은 똑바로 제 할 일을 했다. 그런데 책무를 이행한 사람한테는 물러나라, 잘못한 사람한테는 아무 소리 안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며 "너무 이해가 안 돼서 '저에게 힘을 실어주십시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랬더니 "(문 전 대통령이) '곧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다가오니 당이 요구를 한다'(고 하더라)"며 그 말에 모든 것이 끝났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최재성 전 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은 누굴 보고 나가달라고 할 분이 아니다"며 추 전 장관 발언을 정면 반박한 지점에 대해선 "정무수석은 대통령을 보호해야 돼 그런 말 하는 건 이해는 되나 미안하지만 정무수석은 그 자리에 없었다"며 "그래서 제가 (SNS에) '사직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직서를 안 썼기 때문에'라고 했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이 문제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검찰개혁 완수하라 힘을 실어줄 것으로 믿고 갔더니 거꾸로 '장관이 물러나야 되겠다'고 정리가 돼 (이제 검찰을 막을 방법이 없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정철승 변호사가 "추 장관으로부터 직접 '문재인은 기회주의자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 부분과 관련해선 "아니 제가 모신 대통령을 대놓고 그렇게 얘기할 수는 없다"며 조금 과장된 표현이라고 선을 그었다.

진행자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운함이 있는지, 아니면 당시 이낙연 대표한테 서운함이 있는지"를 묻자 추 전 장관은 "이낙연 대표는 그렇게 하면 안 됐다. 재보궐 선거 때문에 제가 퇴장해야 된다라고 하면 안 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추 전 장관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 전 대표를 겨냥해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이낙연 전 대표가 의원총회 등에서 탄핵 반대 의견을 말했던 기억이 없다. 당시 전남에서는 탄핵 찬성 여론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다. 이 전 대표가 지역 정서에 거슬리는 발언을 한 것을 보지 못했다"며 비판을 쏟아내는 등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