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 뻔해지진 않겠다(27th BIFAN)[인터뷰]
프로듀서 겸 DJ 250(이오공, 본명 이호형)의 음악은 정의할 수 없다. 이른바 ‘뽕짝’의 변주를 담은 음반 ‘뽕’으로 2023 한국대중음악상 3관왕을 차지하는가 하면, 청량 아이돌의 대표주자 그룹 뉴진스의 앨범 ‘뉴진스(NewJeans)’ 프로듀서로서 2관왕까지 수상했다. 올해의 음악인으로 선정될 만한 스펙트럼이다. 드넓게 뻗은 음악적 갈래를 관통하는 건 그의 소신이다. ‘뻔해지진 않겠다’는.
“뻔하지 않은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가장 어려운 목표기도 하고요. 사실 가장 독특한 음악을 하라면 사실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클리셰를 피하려고 기계적으로 반대편을 향해 달려가면 되니까요. 하지만 아무도 안 들을 거예요. 뻔하지 않은 음악을 만들려면 일반적 공식에 새로운 토핑을 얹어야하는데,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이죠. 계속 연구하고 음악에만 집중해야하기도 하고요. 어쩌면 뻔하지 않은 뮤지션이 된다는 건 정말 부지런한 뮤지션이 되어야한다는 뜻이기도 해요.”
250은 최근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 참석, ‘스포츠경향’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음반 ‘뽕’을 만드는 여정이 담긴 다큐멘터리 ‘뽕을 찾아서’로 영화제를 찾은 소감부터 유명해진 이후의 삶, 앞으로 뮤지션으로서 그리는 그림 등 여러 질문에 깊고 신중하게 답했다.
■“영화 음악 감독 아닌 출연자로 참석한 BIFAN, 얼떨떨해요”
그는 이번 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영화+K-POP’ 섹션에 ‘뽕을 찾아서’ 주인공을 초대받았다. 관객들과 만남이 얼떨떨하다는 반응이다.
“영화제 참석은 생각도 해본 적 없는 일이라 신기하기만 해요. 후일에 영화음악을 해보고 싶단 생각은 있어서 혹여 영화제에 참석하더라도 영화 음악 감독으로 가겠지 싶었는데, 이렇게 출연자로 올 줄은 몰랐거든요. 하하.”
‘뽕을 찾아서’는 소속사의 아이디어로 시작했지만, ‘뽕짝’을 찾아가는 그 여정은 그의 앨범 곳곳에 영향을 끼쳤다.
“제가 카메라 앞에 서는 성격이 아니라서 처음엔 밖에 나가서 찍는다고 뭐가 나오려나 싶었어요. 혼자 방에서 씨름하면서 음악을 만들어내는 편이거든요. ‘뽕’에 대해선 저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요. 하지만 막상 음악을 만들려고 하니 뭐가 ‘뽕’인지 모르겠더라고요. 다들 그럴 걸요? ‘뽕’이라고 하면 대충 뭉텅이로 느낌을 받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의해야하는지 많이들 잘 모르는 것 같아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고속도로에서 나오는 ‘뽕’ 음악의 원형이 존재하지만, 그걸 그대로 음반에 싣는다면 굳이 제 이름을 걸고 할 필요는 없으니, 여러 상황에서 줄타기 하듯 선택해야만 했어요. 그게 참 어려웠죠.”
여러 가수들의 음반을 프로듀싱하던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건 앨범 장르로 ‘뽕’을 택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한국에서 태어났고 댄스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니 한국인의 댄스음악을 만든다고 하면 ‘뽕’을 해야하는 이유가 명확해지더라고요.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장르를 보여줄 수 있지만 그건 장기적으로도 할 수 있는 계획이니, 첫번째 미션은 당연히 ‘뽕짝’이라고요.”
■“이박사, ‘뽕’의 시작이자 음악만 생각하는 뮤지션”
‘뽕을 찾아서’에선 이박사가 중간중간 마스터의 가르침을 사사하듯 등장한다. 이박사와 만남에서 잊을 수 없는 기억도 있었다고 하는 그다.
“‘가수 이박사’라고 하면 ‘뽕’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뽕짝 뮤지션 한명만 대보라고 하면 대표하는 사람이 바로 이박사라고 다들 얘기할 거예요. 그만큼 자신의 목소리와 기술 하나로 장르를 규정하는 대단한 아티스트죠. 그리고 정말 음악만 생각해요. 한번은 같이 식사를 했는데 음악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화했거든요. 그런데 바로바로 대답을 하시더라고요. 항상 음악 생각만 하는 사람처럼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었던 거죠.”
그런 그에겐 음악은 어떤 존재일까.
“제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자 소통하는 창구예요. 취미도 직업도 다 음악과 관련된 거고요. 그러면서도 가끔은 두려워질 때가 있는데요. 내가 지금까지 음악을 만들어온 방법이 틀린 게 아닐까, 내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땐, 그대로 음악을 잠시 내려놓고 산책을 하거나 잠을 청해요. 그러다 근본적으로 내게 잘못이 있는 게 아니라 이번 순간만 판단이 느려지는 것일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면 그런 작은 슬럼프들을 이겨낼 수 있죠.”
다음 앨범은 ‘뽕’과 대척점에 있는 단어로 꾸며진다. 바로 ‘아메리카’다.
“‘뽕’은 촌스럽지만 대중적인 우리만의 대중성을 다뤘다면 ‘아메리카’는 팝에 대한 코드를 다룰 예정이에요. 아직은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단계라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를 기준으로 잡고 이것 저것 섞어보는 작업이 될 것 같아요. 항상 재밌고 기대가 되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게 제 최종 꿈인데요. 제 노래가 나오면 ‘이번엔 무슨 아이디어를 담아냈을까’ 궁금해지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다음 앨범도 그런 의미가 담기지 않을까 싶네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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