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사우디 첫 英 감독' 제라드도 오일머니 속으로, 알 이티파크와 2년 계약

박찬준 2023. 7. 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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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캡처=알 이티파크 SNS
사진캡처=알 이티파크 SNS
사진캡처=알 이티파크 SNS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레전드' 스티븐 제라드 전 애스턴 빌라 감독도 오일머니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이티파크는 4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제라드를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년으로, 2025년까지다. 이번 계약은 잉글랜드 런던의 한 호텔에서 진행됐다. 제라드 감독은 칼레드 알 다발 회장과 함께 밝은 표정으로 계약서에 사인했다. 알다발 회장은 "제라드는 사우디 리그의 첫 잉글랜드 감독이다. 제라드의 합류는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 리그에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며 "제라드는 새 시즌 동안 알 이티파크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사우디는 세계 축구의 새 엘도라도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시작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맨유에서 쫓겨난 호날두는 지난 1월 전세계를 경악에 빠뜨리며 알 나스르 유니폼을 입었다. 연봉만 2억유로에 달하는 초대형 딜이었다. 이어 벤제마가 알 이티하드 유니폼을 입은데 이어, 세르히오 라모스, 위고 요리스, 루카 모드리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 등도 사우디의 오퍼를 받고 이적을 준비 중이거나, 고심 중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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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월드컵 개최에 도전하는 사우디는 최근 2027년 아시안컵에 이어 2023년 클럽 월드컵 개최권을 따내는 등 '축구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사우디는 사우디국부펀드(PIF)를 앞세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인수했고, 스타들을 품고 있다. '미스터 에브리싱'으로 불리는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스포츠를 중심으로 국제적 지위를 높이고 싶어한다.

사우디는 최근 리오넬 메시 영입전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메시 영입을 위해 무려 4억유로의 천문학적인 연봉을 제시했다. 메시는 결국 고심 끝에 미국 인터 마이애미행을 택했다. 인권 탄압국의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한 '스포츠 워싱'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리지만, 사우디의 천문학적인 '오일머니'를 거스르기는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미 살만 왕세자가 정점에 있는 PIF는 알 나스르, 알 힐랄, 알 이티하드, 알 아흘리의 지분 75%를 보유, 선수 영입 등과 관련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계획이다. 향후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을 마련한 셈이다.

사진캡처=알 이티파크 SNS
사진캡처=알 이티파크 SNS
사진캡처=알 이티파크 SNS

국부펀드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알 이티파크 역시 다른 사우디 클럽처럼 올 여름 대대적인 영입을 꾀하고 있다. 제라드 감독 선임이 그 시작이다. 알 이티파크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16개 팀 중 7위를 차지했다.

제라드 감독은 의심할 여지없는 레전드 선수 출신이다. 1998년부터 2015년까지 17년간 잉글랜드 리버풀에서만 활약했다. 리그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유럽챔피언스리그, 리그컵, FA컵을 모두 거머쥐었다. 공격형과 수비형을 오가며, 강력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강력한 중거리슛은 그의 전매특허. 특히 리더십이 탁월해, 주장 완장을 놓치지 않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504경기에서 120골-92도움을 기록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의 LA 갤럭시에서 두 시즌을 보낸 뒤 선수 생활을 마감한 제라드 감독은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2017년부터 리버풀 18세 이하(U-18) 팀을 지휘한 그는 2018년 스코틀랜드의 레인저스 감독으로 부임했다. 성공적이었다. 2020~2021시즌에는 레인저스의 리그 무패 우승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셀틱에 10년간 밀리던 레인저스의 물줄기를 바꾼 역사적인 우승이었다.

능력을 확인한 제라드 감독에 대해 EPL 클럽들의 러브콜이 이어졌고, 2021년 11월 위기의 애스턴빌라 지휘봉을 잡았다. 애스턴빌라는 필리페 쿠티뉴를 영입하는 등 제라드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제라드 감독은 부임 초기 팀을 바꾸며 호평을 받았지만, 지난 시즌 부진의 늪에 빠졌다. 결국 성적부진으로 경질됐다. 유럽의 콜을 기다리던 제라드 감독은 결국 유럽을 떠나기로 했다. 중동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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