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손에 달린 시장직…거제시장 부부 모두 7월 첫 재판

오는 20일 박종우 시장 첫 공판
오는 5일 배우자 항소심 첫 공판

각각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종우 경남 거제시장과 배우자가 7월 나란히 재판을 받는다. 공교롭게도 박 시장은 배우자 1심을 담당했던 재판부에서, 배우자는 박 시장에 대한 재정신청을 인용한 재판부에서 검찰과 법정 다툼을 이어가게 됐다. 더구나 두 재판 모두 시장 직에 영향을 주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시장 재정신청 인용 후 첫 공판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종범)는 오는 20일 오후 2시 206호 법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매수 및 이해유도죄)로 불구속 기소된 박종우 시장에 대한 첫 공판을 연다. 애초 오는 6일로 예정됐지만 기일변경으로 첫 공판이 다소 연기됐다. 박 시장을 담당하는 재판부는 배우자에 대한 1심에서 양형기준을 이탈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지 않는 벌금형을 선고하면서 '봐주기 재판'이라고 비판받은 곳이다.

박 시장은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제시장 당선을 위해 측근 A씨를 통해 입당 원서 모집과 SNS 홍보 등에 대한 대가로 3차례에 걸쳐 1300만 원을 서일준 국회의원실 당시 직원 B씨에게 제공한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검찰에 고발된 바 있다. 창원지검 통영지청은 수사에 나섰지만 지난해 11월 박 시장을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하면서도 A씨와 B씨는 기소해 '시장 봐주기 수사'라고 지적받은 바 있다.

선관위는 이 같은 박 시장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재정신청을 청구했고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서삼희)는 지난달 6개월 만에 재정신청 인용 결정을 내렸다. 형사소송법상 법원이 재정신청을 인용하면 검찰은 반드시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검찰은 이에 따라 불기소 처분했던 수사 결과와 달리 박 시장을 기소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이번 재판이 열리게 됐다.

배우자 김모 씨 항소심 첫 공판

사찰 승려에게 고액을 기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기부행위금지·제한 위반)로 기소된 박 시장의 배우자 김모(40대)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도 곧 열린다. 공교롭게도 이곳 고법 재판부는 박 시장에 대해 재정신청 인용 결정을 내려 남편인 박 시장을 법정에 세운 곳이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서삼희)는 김 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오는 5일 오후 2시 40분 315호 법정에서 진행한다. 김 씨는 2021년 7월 거제의 한 승려에게 두 차례에 걸쳐 총 1천만 원을 불법 기부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앞서 김 씨에 대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10개월을 구형했지만 지난 5월 1심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종범)는 당선무효형에 해당하지 않는 벌금 250만 원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김 씨는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공직선거법상 당선자가 징역형 또는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거나 배우자가 징역형 혹은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최종확정 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돼 두 재판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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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이형탁 기자 ta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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