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이슈] 위태로운 피프티 피프티…결국 ‘큐피드’만 남나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psyon@mk.co.kr) 2023. 7. 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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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프티. 사진|어트랙트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으며 ‘글로벌 신성’으로 떠오른 그룹 피프티 피프티가 ‘큐피드’로 쌓아 올린 공든 탑이 위태롭다. 후속타는 커녕 팀의 앞날이 불분명한 지경에 이르며 ‘원히트 원더’로 그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해 11월 첫 번째 싱글앨범 ‘더 비기닝 : 큐피드(The Beginning: Cupid)’로 혜성같이 등장, 타이틀곡 ‘큐피드(Cupid)’로 빌보드 핫 100에 진입하며 ‘중소의 기적’을 쓴 팀이다. 이 곡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7월 1일자)에서 메인 싱글차트인 ‘핫100’ 24위에 오르며 14주 연속 차트인에 성공, K팝 걸그룹 최고의 기록을 매 주 경신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글로벌 차트에서의 음원 성적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 이들은 난기류에 갇혀 있다. 소속사 어트랙트와 ‘큐피드’ 외주 프로듀서(안성일 더기버스 대표)간 갈등이 극에 달한 상태로 연일 공식입장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데다, 형사 고소로 법적 분쟁까지 앞두고 있는 가운데 멤버들 역시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소속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어트랙트 vs 더기버스, 멤버강탈·바이아웃 난타전
피프티 피프티. 사진|어트랙트
어트랙트는 최근 외부 세력이 피프티 피프티 멤버 강탈 시도 사건이 있었다며 그 배후에 외주용역업체가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외주용역업체는 프로듀서 시안(SIAHN)으로 알려진 안성일 대표가 이끄는 종합 콘텐츠 개발 그룹 ‘더 기버스(Givers)’로, 어트랙트는 지난달 26일 사건 관련 확인을 요구하며 워너뮤직코리아에 내용증명을 발송하기도 했다.

어트랙트의 선공에 더기버스가 “사실이 아니”라며 맞서고 있는 상황 속, 어트랙트는 3일 “외부세력 개입 입증 증거”라며 워너뮤직코리아 윤모 전무가 “안성일 대표에게 전에 바이아웃 하는걸로 200억 제안을 드린게 있다”는 내용의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에서 전홍준 대표는 윤 전무의 말에 “못 들어봤다. 바이아웃이 뭐냐?”라고 물었고, 윤 전무는 “저희가 아이들을 다 인수한다고 말씀 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놀란 전홍준 대표는 “아니, 아니다”라고 답한다.

어트랙트 관계자는 이 녹취파일과 관련해 “안성일 대표는 소속사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의 승인없이 독단적으로 피프티 피프티의 바이아웃 건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외에도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의 추가적인 범죄 사실들이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녹취 공개로 어트랙트를 향한 동정 여론이 확산되고 ‘외부 강탈 세력’으로 지목됐던 안성일 프로듀서의 법인 더기버스를 향한 부정적 시선이 따가워진 가운데, 더기버스 역시 장문의 공식입장문을 내놓으며 어트랙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더기버스 측은 “어트랙트 측은 마치 당사 안성일 대표께서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의 거취에 대해 워너뮤직코리아와 독단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왜곡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어트랙트가 공개한 녹취의 경위를 밝혔다.

더기버스 측은 “워너뮤직코리아에서 ‘레이블 딜’의 구조에 대해 제안했고, 이에 대해 워너뮤직 측은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와 논의를 희망해 양사가 연결됐다. 장기적으로 회사와 아티스트에게 득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워너뮤직코리아의 제안을 전달한 것”이라며 “전홍준 대표는 어트랙트의 상장을 희망하며 워너뮤직코리아에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의사 결정권자가 아니며, 이에 대해 어떠한 불필요한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 어트랙트는 마치 워너뮤직코리아의 레이블 딜을 수락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가진 당사가 뒤에서 꾸민 모략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더기버스 측은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슈의 본질에서 벗어난 허위 프레임으로 인한 모든 관심과 피해가 결국 아티스트인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라며 “어트랙트측은 그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추측성 허위 프레임과 당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들을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며 강경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피프티 피프티, ‘큐피드’ 없이 홀로 서야 할 시간
피프티 피프티. 사진|어트랙트
‘큐피드’를 함께 성공시킨 소속사와 외주 프로듀싱 법인은 피프티 피프티의 글로벌 성공에 따른 다음 스텝을 함께 고민했지만 결국 속내는 동상이몽이었고, 업무 협약이 종료된 지 한 달 만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향후 이들은 각각 업무방해, 사기 및 업무상 배임행위 대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등의 이유를 들며 법정에서 다투게 될 것이며, 소송은 장기전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 재산을 쏟아부어 피프티 피프티를 제작했으나 모든 걸 잃을 위기에 놓인 소속사 어트랙트나, 피프티 피프티 프로듀싱 건으로 거액의 투자를 받았으나 다시 뱉어 내야 할 처지에 놓인 더기버스 중 누구도 최후에 웃을 순 없어 보이지만(물론 가능성은 ‘큐피드’ 저작권을 지닌 더기버스가 높다), 어쨌든 이미 싸움은 시작된 상황.

문제는 피프티 피프티다. 현재 멤버들은 정산의 불투명과 무리한 활동 강행 등을 이유로 들며 데뷔 7개월 만에 소속사를 향해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 당사자들로선 이유 있는 가처분 신청이었겠으나 업계 분위기는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시선이 다수고, 여론 역시 싸늘하다. 가처분 결과가 어떻게 나오건 간에 피프티 피프티가 ‘주체적’으로 내놓은 이 선택이 현 시점 더 나은 후속 여정을 가져오긴 어려워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피프티 피프티가 낸 가처분이 인용돼 자유의 몸이 된다 해도, ‘큐피드’ 영광을 함께 쓴 더기버스와 손잡고 가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수다. 물론 ‘큐피드’로 보여준 가능성에 힘입어 해외에서도 이들을 눈독 들이고 있는 곳들이 있다지만, 적어도 인정(人情)을 중히 여기는 한국의 정서상 국내 기반을 다시 튼실하게 다지는 일이 어쩌면 좋은 곡을 만나는 것보다 더 힘들어 보일 지경이다.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전개되고 있는 분쟁 속 피프티 피프티의 시간은 일단 멈춰 있다. 현 시점, 이들의 이름이 출연 라인업에 공식적으로 올라가 있는 행사는 오는 8월 미국 LA에서 열리는 ‘KCON LA 2023’으로, 피프티 피프티는 공연 둘쨋날인 8월 19일 출연이 예정돼 있다.

이에 앞서 이들은 이달 중 소속사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심리에 돌입한다. 첫 심문기일이 오는 5일로 예정된 가운데, 과연 피프티 피프티가 제기한 가처분을 법원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 주목된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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