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현상에 희소성 커진 수자원…물 ETF는 순항 [글로벌 ETF 트렌드]

오현우 2023. 7. 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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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TF 트렌드

물 ETF 수익률 올 들어 10% 상승
엘 니뇨 현상으로 수자원 희소성 증가
지난 5년간 수익률 80% 넘겨
개도국 인구 급증하며 수요 급증 전망

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미국과 남미 등지에서 이상고온 및 가뭄이 발생하면서 수자원이 희소해지고 있어서다. 이상 고온 현상이 계속되며 수자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물 ETF, 올 들어 10% 이상 상승

올 들어 물 ETF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퍼스트트러스트 워터 ETF(티커명 FIW)는 올 들어 물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FIW 수익률은 올 초부터 3일(현지시간)까지 11.5%에 육박했다. 미국의 국제증권거래소(ISE)의 클린에지워터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자산의 86%를 수자원 산업에 속한 기업 중 시가총액 기준 상위 37개에 투자한다.

운용자산(AUM) 규모 18억 4433만달러로 물 ETF 중 1위를 차지한 인베스코 수자원 ETF(PHO)의 수익률도 순항 중이다. 자산운용사 인베스코가 2005년 출시한 PHO는 나스닥 QMX 미국 물 지수를 추종한다. 주로 미국의 수자원 인프라 회사에 투자한다. 수익률은 올 들어 9.1%를 기록했다.

선진국 수자원에 집중 투자하는 ETF도 상승세다. 인베스코 S&P글로벌 물 지수 ETF(CGW)는 포트폴리오의 89%가량을 세계 수자원 비즈니스 상위 50개 기업에 나눠 투자한다. 9억 8300억달러를 끌어모은 상품으로, 올 들어 수익률은 10.1% 올랐다.

 엘 니뇨 현상에 가뭄 심화 전망

올해 수자원 ETF가 강세인 이유는 이상고온과 가뭄을 동반한 엘니뇨(El Niño) 때문이다. 최근 미국 남부 지역에선 40도를 웃도는 이상고온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남미에선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산하 기후예측센터(CPC)는 지난달부터 엘니뇨 현상이 시작된 것으로 분석했다.

스페인어로 소년을 뜻하는 엘니뇨(El Niño)는 적도 지역 태평양 동쪽의 해수면 온도가 장기 평균보다 0.5도 이상 높아지는 현상이다.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 무역풍(동풍)이 약해지면서 대류 현상이 일어나지 못한다. 대기 상층의 제트기류 흐름에 영향을 줘 예년과 다른 이상 기후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가뭄 폭염 홍수 등 자연재해가 일어난다.

이상 고온 현상은 점차 세계 전역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지난달 지구 온난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전 세계 평균기온이 지난 1979년 기록한 6월 최고 기온보다 1℃ 정도 높은 상태라고 밝힌바 있다.

기후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물 ETF 수익률도 덩달아 치솟았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수자원 ETF의 수익률은 80%대를 웃돈다. PHO는 최근 5년간 수익률이 83.68%를 기록했고, FIW는 80%대에 육박했다. S&P500 지수 상승률(61.44%)을 앞지른 수치다. 

 개도국 물 수요 급증 관측

전문가들은 수자원 ETF의 수익률이 더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개발도상국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서다. 기후 변화로 인해 가뭄이 잦아졌지만 자본이 부족한 탓에 정수를 구하기 더 어려워졌다. 앞으로 개도국을 중심으로 물에 대한 초과 수요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경기침체에도 수익성이 안정적인 점도 투자 요인으로 꼽힌다. 침체기에 진입해도 수요가 둔화하지 않는 비탄력적인 상품이라서다.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을 경우 수자원 ETF가 투자자들의 피난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수자원 ETF가 주로 투자하는 기업은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s)도 갖췄다는 평가다. 경제적 해자는 1980년대 벅셔해서웨이가 처음 사용한 뒤 대중화된 용어이다. 해자란 중세시대 성 외곽에 조성된 도랑을 뜻한다. 독점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 또는 산업을 일컫는다. 수자원 인프라 시설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서다. 신규 기업이 쉽게 진입할 수 없는 장벽이 구축되는 셈이다.

세 가지 요인으로 인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수자원 ETF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9월 뉴욕증시에 아이셰어즈 MSCI 수자원 관리 멀티섹터ETF(IWTR)을 선보였다. 수자원 산업 뿐 아니라 물 소비 효율성을 제고하는 소형주에도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X도 청정수 ETF(AQWA)를 지난 2021년 출시한 바 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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