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후 3년 만의 미소'...이러니 'FA 최대어'란 말이 나오지, KIA 중심타선 '순삭'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트레이드 영입 안 했으면 어쩔 뻔했어.
야구전문가들에게 현시점에서 LG 트윈스 불펜 투수 중 가장 믿을만한 투수를 뽑으라면 많은 이들이 함덕주를 뽑을 것이다. 함덕주는 리그 최강 LG 불펜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투수다.
올 시즌 함덕주는 39경기에 등판해 39이닝 3승 3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1.15의 빼어난 피칭을 하고 있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그가 얼마나 뛰어난 투구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함덕주의 피안타율은 0.136, 이닝당출루허용수는 0.77이다. 39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12개에 불과하다. 즉 이닝당 한 타자는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웬만해서는 주자를 내보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부상에서 회복한 함덕주 전성기 시절 구위를 회복했고 시즌 초 고우석의 부상과 이정용의 부진으로 LG 불펜에 비상이 걸렸을 때 뒷문을 든든히 지켰던 선수다.
2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도 함덕주는 자신의 위력을 증명했다. 7회초 황대인과 고종욱에게 2루타를 맞고 3-1로 쫓기는 상황에서 LG 염경엽 감독의 선택은 함덕주였다. 1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함덕주는 첫 타자 박찬호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이때부터 함덕주의 눈빛이 달라졌다. 후속 타자 최원준을 140km 패스트볼로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김도영은 128km 체인지업으로 배트를 헛돌게 했다. 최원준에게는 예상하지 못한 빠른 승부로 스탠딩 삼진을 잡고, 김도영에게는 자신의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절체절명의 순간 염경엽 감독이 왜 함덕주는 선택했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함덕주가 7회 쫓기는 상황의 위기를 잘 막고 좋은 흐름으로 바꿔준 것이다.
투구 수 여유가 있던 함덕주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로 이어지는 KIA 중심타선을 상대로 실점 없이 막았고, 9회 고우석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KIA가 자랑하는 박찬호, 최원준, 김도영,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를 상대로 완벽히 틀어막은 함덕주는 이날 보이지 않는 MVP였다.
함덕주는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의 2대2 맞트레이드로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LG는 국가대표 투수까지 했던 함덕주가 불펜의 중심이 될 것이라 믿었지만 2021년 팔꿈치 부상 여파로 16경기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9에 그쳤다. 지난해도 부상으로 13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13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3년 만에 빛을 보는 분위기다. 이제는 LG 불펜의 핵심 중 핵심이다.
한편 함덕주의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다. 그의 연봉은 1억 원으로 보상 등급이 C다. 보상선수가 없기 때문에 많은 팀이 함덕주를 눈여겨보고 있다. 벌써 몇몇 팀들은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리그 최강 좌완 불펜으로 돌아온 함덕주가 건강한 상태로 시즌을 마친다면 FA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한 함덕주가 미소 짓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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