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 공연하는 지후트리 "단순 통역 아닌 예술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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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하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이면서 수어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 수화 아티스트 지후트리입니다."
지후트리는 "주변에 무언가를 많이 나눠주는 성격이라 '트리(나무)'를 이름에 붙였다"며 "그림과 퍼포먼스를 매개로 수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감정을 전달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후트리는 "단순히 노래 가사를 통역하기 위해 수어를 사용한 것이 아니다"라며 "수어 퍼포먼스를 하나의 예술로 봐주셨으면 한다. 감정을 활용해 수어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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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손으로 하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이면서 수어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 수화 아티스트 지후트리입니다."
지후트리(35·본명 박지후)는 수어를 형상화한 그림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인물이다. 2013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창작물을 공유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2019년에는 전국장애인체전 개막식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지후트리는 "주변에 무언가를 많이 나눠주는 성격이라 '트리(나무)'를 이름에 붙였다"며 "그림과 퍼포먼스를 매개로 수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감정을 전달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2021년 삼성전자 광고에 출연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지후트리는 오는 28∼30일 세종문화회관의 '싱크 넥스트 23' 무대에 오른다. 알앤비(R&B) 가수 서사무엘(32)과 함께 사랑을 주제로 '그러면 사랑 얘기는 누가 하지'를 공연한다.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이번 공연이 진솔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 입을 모았다.
"노래와 퍼포먼스가 합쳐진 무대를 끝까지 보고 나면 감정적인 부분이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해요."(지후트리)
"손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무대는 많지 않아요. 긴 여운을 남기는 공연이 될 것이라 자부해요."(서사무엘)
두 편으로 분리된 무대에서 서사무엘은 사랑에 관한 노래로, 지후트리는 수어 퍼포먼스로 사랑을 표현한다. 두 사람은 노래를 수어로 표현하고, 수어를 노래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주고받는다.
세종문화회관은 '음악과 수어가 똑같은 비중으로 사용되는 무대'를 기획했다. 서사무엘이 노래하는 무대 뒤로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지후트리의 퍼포먼스를 공연장 전체에 생중계한다.
지후트리는 "단순히 노래 가사를 통역하기 위해 수어를 사용한 것이 아니다"라며 "수어 퍼포먼스를 하나의 예술로 봐주셨으면 한다. 감정을 활용해 수어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수 뒤에서 수어로 말하는 모습이 중계되는 것을 보면 가끔 제가 가수를 조종하는 느낌이 든다"며 웃었다.
사랑이라는 주제는 '무한한 가치를 전하고 싶다'는 두 사람의 생각에서 출발했다. 사랑을 알지 못하던 인물이 자신에 대한 사랑부터 타인에 대한 사랑,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을 알아가면서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담는다.
지후트리는 "사랑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사랑은 성장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일치했다"며 "다양한 범위의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사무엘은 "몽글몽글한 마음부터 어딘가 허해지는 슬픔까지 느끼는 과정에서 갈수록 성숙해지는 노랫말을 느낄 수 있다. 관객들이 저희가 전달하는 감정을 온전히 가지고 가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지후트리는 이번 공연에서 두 가지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작은 목표는 관객에게 수어에 대한 궁금증을 남기는 것이다.
평소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수어의 뜻을 알려주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어떤 단어든 SNS로 뜻을 물어보신다면 다 답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힙합 가수가 제 공연을 보고서는 '무대에서 하는 손동작이 수어와 똑같던데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본 적도 있다"며 "누군가 저로 인해 수어를 새로 알아가는 과정이 늘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지후트리는 나아가 우리 주변에 수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린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는 수어를 '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것'으로 여기는 인식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지하철만 타도 서로 대화하는 농인들을 볼 수 있거든요. 수어를 모르면 단순한 손동작으로 보이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다른 의미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공연을 통해 '누군가의 손동작이 언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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