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변제' 거부 피해자 판결금 공탁…"무효소송"

<앵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가운데 정부가 내놓은 해법을 거부하고 있는 생존자와 유가족 4명에 대해 정부가 배상금을 법원에 맡기는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피해자 지원 단체 측은 소송을 검토하겠다며 반발했습니다.

보도에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한 15명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가운데 생존자 2명과 유가족 2명은 정부 해법, 즉 제3자 변제방식을 아직 수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은 이들이 받을 배상금과 지연 이자를 포함한 판결금을 법원에 공탁하는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정부 해법을 수용한 2명의 일부 상속인도 소재 파악 등이 안 돼 공탁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지난 3월 강제동원 해법을 발표한 뒤 피해자 설득에 주력한 정부가 사실상, 법률적 마무리 절차에 들어간 겁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공탁 절차를 거치지 않고서는 상속인 파악이 불가능한 사례가 있고, 아직 응하지 않는 분들은 판결금 수령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탁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여기에는 최근 시민단체들이 정부 해법을 거부하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한 모금 운동을 시작해 피해자 설득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판단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자 지원 단체 측은 즉각, 대응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우리 민법상 거부 의사를 명백히 밝힌 피해자들의 채권을 제3자가 변제할 수 없는 만큼 공탁의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세은 변호사/강제동원 피해자 법률대리인 : 저희는 별도의 소송 절차를 통해서 공탁이 무효라는 것을 (법원에서) 확인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 해법을 거부하고 있는 피해자들은 일본 전범 기업의 기금 출연과 사죄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김형수 KBC, 영상편집 : 이소영, CG : 제갈찬)

최재영 기자 stillyou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