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만나주세요" 양현준 '작심발언'에 드러난 강원 구단의 부실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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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가 양현준(21) 유럽 진출 이슈로 인해 '점입가경'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타 구단 관계자는 "스포츠 세계에서 선수에게 금전적 보상 못지 않게 중요한 게 동기부여라고 하는데 현재 양현준의 상태에서는 가장 큰 동기부여 요인을 잃은 심정일 것"이라며 "그래서 이적 문제로 갈등이 생겼을 때 선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온갖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 게 구단의 숙명이다. 미우나 고우나, 팀을 위해 써먹어야 하는 자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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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강원FC가 양현준(21) 유럽 진출 이슈로 인해 '점입가경'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구단이 일찌감치 '여름 이적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봉합되기는 커녕 내부적으로 부실한 속사정만 더 드러내고 있다.
'양현준 셀틱행 이슈'를 둘러싼 난맥상은 양현준의 작심 발언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양현준은 지난 2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20라운드(0대1 패)가 끝난 뒤 일부 언론과의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이번 여름에 셀틱으로 이적하고 싶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그동안 양현준이 밝혀 왔던 의지 표명보다 수위가 한층 높아진 것이었다. "이적료가 부족하면 내 연봉이라도 내놓겠다", "김병지 대표와 직접 면담하고 싶다"는 말도 했다. 종전까지만 해도 "지난 겨울 미국리그(MLS) 오퍼가 왔을 때 구단의 설득으로 양보한 만큼 이번에 약속을 지켜달라"는 완곡한 표현으로 유럽 진출 의지를 나타냈던 양현준이다. 그랬던 그가 작심한 듯 구단 대표와의 담판, '정면 돌파'까지 암시한 것이다.
양현준의 이같은 화법을 볼 때 구단에 대한 서운함이 극에 달해 있음을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양현준의 마음이 '팀' 강원에서 떠났거나, 떠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구단의 입장을 관철시켜 어떻게든 붙잡아 둔다 하더라도 앞으로 남은 강원의 2023시즌 일정이 고민이다. 속담에 '평양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라고 하는데 마음이 딴 데 가 있는 선수를 억지로 기용한들 무슨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게다가 양현준은 팀의 핵심 전력이다. 양현준이 프로 선수인 이상 마음 상했다고 일부러 태업 플레이를 할 리는 없겠지만 동기부여가 안되는 '인지상정'까지 억지로 통제할 수는 없다.
타 구단 관계자는 "스포츠 세계에서 선수에게 금전적 보상 못지 않게 중요한 게 동기부여라고 하는데 현재 양현준의 상태에서는 가장 큰 동기부여 요인을 잃은 심정일 것"이라며 "그래서 이적 문제로 갈등이 생겼을 때 선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온갖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 게 구단의 숙명이다. 미우나 고우나, 팀을 위해 써먹어야 하는 자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현준은 윤정환 감독과도 엇박자가 나고 있다. 윤 감독은 인천전이 끝난 뒤 "작년에 잘 한 선수들, 더 헌신해야 한다"며 선수들의 나태해진 자세에 대해 작심 쓴소리를 했다. '작년에 잘 한 선수들'의 범주에 2022시즌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던 양현준이 빠질 리는 없다.
새로 부임한 감독이 선수들의 정신 상태를 붙잡기 위해 하지 못할 '경고'는 아니었다. 하지만 타이밍이 묘하게 꼬였다. 구단에 서운한 감정을 품을 수밖에 없는 양현준 입장에서 설득과 위로를 받고 싶은데 되레 야단을 맞은 셈이다.
여기에 구단이 여름 이적을 불허할 정도로 '필수자원'인 선수를 설득하기 위해 얼마나 정성을 기울였는지도 의문이다. 양현준이 구단 입장에서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구단 대표를 직접 만나 담판을 짓고 싶다는 의사까지 표현한 걸 보면 셀틱 오퍼가 들어온 지 1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구단의 일처리가 미흡했음을 시사한다.
결국 양현준의 셀틱행 이슈는 어느 한쪽이 깨끗하게 승복했을 때 봉합될 것으로 보인다. 그 승복을 도출하는 것 역시 선수 소유권을 가진 구단의 능력에 달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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