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호 감독 "최지민, 1년차때 몸 잘 만들며 제구 잡혀... KIA가 정말 잘 키웠다" [은사가 말하다]
3학년때 포텐셜 폭발... 황금사자기, 전국체전 2관왕
"나는 고교때 변화구 하나 이상 안가르쳐... 그건 프로가 채워줄 부분"
첫 시즌에도 부진... "비시즌 연습, 질롱코리아 큰 도움"
"프로 1년차때 몸 만드는 것 중요... KIA에서 최지민을 정말 잘 만들었다"
【강릉 = 전상일 기자】 지금도 최재호 감독의 방에는 최지민과 최재호 감독이 청소년 대표팀 시절 찍었던 사진이 걸려있다. 그만큼 최 감독에게 최지민은 애제자다. 최지민은 소위 최재호 감독이 만들어낸 선수나 마찬가지다.
강릉 경포중을 졸업한 최지민은 고1때까지는 전혀 존재감이 없었다. 1이닝도 제대로 던지기 힘들었던 투수였다. 2학년때도 마찬가지다. 김진욱을 동경했던 미완의 대기였다. 무엇보다 제구가 많이 불안했다. 팔을 올리는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도 격었다.
하지만 고교 3학년에 올라오면서 최지민은 환골탈태했다. 무엇보다 제구가 완벽하게 잡혔고, 스피드도 145km까지 올라갔다. 근력을 올리고, 투구폼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타점을 잡아냈다. 최 감독은 “나만의 제구를 잡는 노하우가 있다. 일단, 투수는 어느정도 근력이 만들어지고 몸의 밸런스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나서 제구를 논할 수 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이 모두 이뤄졌는데도 제구가 안된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학년 당시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았던 조대현도 최재호 감독의 밑에서 제구가 급격하게 좋아졌다. 최지민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고 보면 된다.
3학년 당시 황금사자기와 전국체전을 재패하며 떠오른 최지민은 2차 1라운드 전체 5번(지금으로치면 전체 15번) 지명을 받고 기아에 입단했다. 그리고 입단 첫해에는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그 시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솔직히 1년차때는 체력이 얼마 안돼서 많이 쓰려고 해도 많이 쓰지도 못한다. 그만큼의 근력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몇경기 던지면 텅 비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나는 고교 때 변화구는 커브 혹은 슬라이더 외에는 가르치지 않는다. 나머지는 프로에서 배워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교에서 배워야할 것은 기본기이지 기교가 아니다. 1년차때 고전하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최지민은 1년간의 시간을 잘 소화했다. 무엇보다 근력이 좋아졌고, 몸을 잘 만들었다. 작년 겨울에 내가 최지민을 불러서 강릉고에서 약 한 달간 후배들과 함께 연습을 시켰다. 놀지말고 여기 와서 연습하라고 했다. 질롱 코리아에 가기 직전에도 왔길래 가서 코치님이 시키는 대로 죽도록 던지고 오라고 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최 감독은 "구단별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나는 1년차때부터 선수들이 전면에 나서는 것을 개인적으로는 반대한다. 팬 분들이나 구단에서 1년차 선수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고교야구밖에 경험하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내구성이 완비되지 않은 선수들이라 어차피 오래 버티지 못한다. 프로의 쓴 맛을 보고,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1년차때의 방향성이 그 선수의 성장성을 결정한다. 프로의 트레이닝 과정속에서 몸을 만들고, 실전에서 통할 수 있는 변화구도 하나 만들고 선배들에게 쓴 맛을 보고난 그 다음해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최지민은 대 성공한 케이스”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조대현(강릉고 3학년)에 대해서도 똑같은 조언을 했다. 최 감독은 “조대현이 어느팀에 갈지 모르겠지만, 나는 1년차때는 그냥 몸만 만들었으면 한다. 겨울에 질롱코리아에도 다녀오고, 변화구도 하나 정도 프로에서 만들어주면 이 선수는 대성할 수 있는 자질이 있다”라고 첨언했다.
작년 최지민은 아쉬웠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진짜를 찾아냈고, 자신에게 맞는 팔 높이를 찾아냈으며 기아의 드라이브인 과정 속에서 구속이 5Km이상 상승했다. 7월 1일 LG전에 마무리로 등판한 최지민은 이재원의 방망이를 힘으로 이겨냈다. 최고 구속은 150km 이상이 기록되었다.
김찬 기아 퓨처스 육성 팀장은 “신인들이 입단하면 몸이 약하다. 우리는 선수들이 입단하면 일단 기초적인 것부터 체크를 한다. 그리고 몸이 되고 나면 근력을 붙이는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ATSC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것이다. AT는 선수들의 몸을 최선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고 , SC는 선수들의 몸을 최대한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 이후에 '드라이브라인' 이라고 해서 몸의 꼬임을 극대화하는 작업을 하면서 스피드를 극대화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의리와 최지민이 기아의 육성과정을 거치며 구속이 고교 시절에 비해서 5km 이상이 상승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최지민은 팔은 낮아졌지만, 작년보다 꼬임 동작이 훨씬 더 좋아졌다. 최지민의 성공사례는 앞으로 기아 타이거즈에 있어서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음이 분명하다. 신인 육성의 대성공 사례는 계속 똑같이 답습하고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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