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지방소멸과 대전·충청
요즘 사람들과 만나면 화두가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가속화되고 있는 고령화 그리고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고민인 지역소멸이다.
지방에 사는 사람으로서, 특히 기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지방소멸은 피부로 심각하게 와 닿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기업에서 일할 청년은 물론 중·장년층도 찾기가 어려워졌다. 기업 상당수가 이미 본사 또는 연구소를 수도권에 이전했거나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이 일할 청년, 특히 좋은 청년을 지역에서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전이 이럴 정도면 대전 이남지역 특히 중·소도시나 군 단위 지역에서는 훨씬 더 심각하리라 생각된다. 지난 2021년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는 228개 지자체 중 89개 지자체를 인구감소 지자체로 지정했으며, 충남지역에도 공주, 금산, 논산, 보령, 부여, 서천, 청양, 예산, 태안 등 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다. 소멸위험지역도 전국 106곳이나 된다고 한다. 소멸위험지역은 올 2월 기준 118개로 급속히 늘고 있다. 추가로 늘어난 지역은 포항, 부산, 대구 등이다. 기존 제조업 중심의 도시까지 포함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좋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는 청년 즉, 청년들의 일자리 기회와 일자리 질의 격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가지 원인으로는 청년들이 원하는 수도권과 비슷한 주거환경, 여가문화 즉, 재미있는 도시가 또 하나의 원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교육여건 등도 중요한 환경일 것이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중앙정부는 관련 권한을 대대적으로 이관함으로써 지역 특색에 맞는 산업을 발굴하거나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청년들이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관공서의 지방분산에 이어 은행 등 대기업 본사이전 유도나 중요한 대학과 병원 이전도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수도권 집중은 결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암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지방소멸을 막아야 한다.
지자체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방거점도시를 만들어 상호 협력을 기반으로 한 시너지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고, 소규모 지자체는 연합과 협력을 통해 소규모 지자체가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대전은 다양한 국책연구소 및 대기업연구소와 카이스트 등과 같은 좋은 대학들이 집중되어 있고 수 천명의 다양한 경력의 퇴직 과학자가 집중되어 있다. 명실상부 많은 첨단기술기업과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연구개발도시이다. 그러나 충남의 경우 천안, 아산, 당진, 서산 등은 수도권과 더불어 발전해가고 있는 반면 남부 충청지역은 수도권과 협력하기엔 먼 거리 등 아직 많은 어려움이 있고 기업 숫자도 많지 않다. 중요한 이유는 아마 일할 좋은 청년들을 구하기 어려워서 일 것이다. 이럴 때 대전이라는 거점 도시와 충남의 남부지역 지자체가 서로 협력한다면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충청권 중부지역 특색에 맞는 새로운 산업벨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대전 인접 지자체와 협력해 산업부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연구개발 등 고급인력이 부족한 중소도시는 대전의 퇴직 과학자들과 연계함으로써 각 지자체가 '윈윈(Win-Win)' 하는 것이다.
최근 대전상공회의소가 주축이 돼 대전·충청지역 기업을 지역 대학생들에게 알리는 노력이 실행 돼 작은 성과들을 만들어 내고 있고, 확산돼 가고 있다. 대전시나 층남 지역의 대학에서도 적극적으로 이런 노력에 호응한다면 아마도 지역 기업에 더 많은 청년인재들이 남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대전엔 대전산단과 대덕산단이라는 두 개의 오래된 산단이 있다. 과거에는 공장만 몰아 놓으면 사람들이 모여들었으나 현재 두 개 산단의 미래는 밝지 않다고 본다. 특히 청년들에게 말이다. 두 개 산단에 주변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문화적 정주여건을 조성해주지 않는다면 언젠가 그 지역도 소멸될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꼭 해야만 하는 일 중 하나가 '지방소멸'을 막는 일일 것이다.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그리고 청년들과 기업들도 힘과 지혜를 모아 미래에 인구를 끌어 모을 수 있는 기업과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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