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포럼] 마스크
코로나 보드 자료에 의하면, 지난 6월 30일 기준 코로나19 관련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6억 8656만 명이며, 그중 689만 명이 사망하여 1%대의 치명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누적 확진자 3219만 명, 누적 사망자 3만 5000명 등, 0.11%대의 치명율로 타 국가 대비 매우 낮은 상황이다.
이러한 결과는 적절한 정부 정책과 함께 높은 수준의 국민 의식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대한 역할을 한 것 중 하나가 마스크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마스크 생산국으로서 일부 기간을 제외하면 국민 대다수가 손쉽게 마스크를 구해 착용할 수 있어 코로나 위기에서 국민의 안전을 보다 확실히 지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지난 3년여 동안 거의 마스크를 벗지 않았으며, 혼자 운전하는 차 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에 놀라곤 한다. 그 덕분인지 아직 코로나19에 확진된 적은 없다. 이처럼 감염병 확산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마스크는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사용되기 시작했을까? 인터넷을 찾아보면, 몇 가지 설득력 있는 글들을 확인할 수 있다.
고대 로마시대의 기록에 의하면, 독을 막기 위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는 습관이 있었고, 17세기 흑사병이 미아즈마(오염) 때문이라고 믿은 의사들은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포함한 흑사병 의사 복장을 착용했다고 한다. 또한, 19세기 말부터는 유럽의 의사들도 수술 시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점은 로마시대 마스크가 동물의 방광으로 만들어졌으며, 광산 노동자들이 납산화 먼지 흡입을 막기 위해 착용했다고 한다.
동양에서도 1910년대 청나라에서는 페스트 확산을 막기 위해 영국 캠브리지 의대에서 유학한 '우렌더'를 동북 3성 방역 총의관으로 임명해 '우씨 마스크'를 개발했고, 1911년 만국 페스트 연구회에서 발명품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언론매체를 통해 17세기 유럽에서 사용했던 기괴한 모양의 새부리 마스크를 접한 적이 있다. 각종 향신료나 허브 등을 새부리에 넣어 소독과 정화 효과를 얻었다고 한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마스크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걸까? 아마도 고분자 소재의 발명과 함께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공기 정화를 위한 필터로서 고대 로마시대 동물의 방광에서 시작해 고분자 소재의 개발과 함께, 보다 손쉽게 대량생산이 가능한 부직포로 변화했을 것이다. 부직포는 폴리프로필렌계 필라민트를 융착해 미세구조를 형성하고, 생성된 미세한 공극 사이로 공기는 통과시키고 첨가된 흡착제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및 오염물질은 걸러내는 원리다. 고분자 소재의 표면장력이나 흡착 특성을 변화시키면 단순한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유독한 유기용제나 심지어 방사성 물질까지도 걸러낼 수 있다.
이처럼, 코로나 방역에 지대한 역할을 담당한 마스크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고분자 소재의 개발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류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학문, 즉, '화학'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신물질들을 만들어 왔다. 고대 연금술의 사례를 차치하더라도, 화학은 다양한 신물질 개발 및 이를 통한 신산업 창출을 통해 인류가 접해보지 못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바가 크다.
도시화는 감염병 위험 증가의 주요 원인이다. 인구 밀집과 교통체증으로 감염병 전파 위험이 증가하고 있고, 자연과의 접촉 감소로 면역이 약화돼 감염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에 따라 지난 수년간 감기 환자는 감소했지만, 이는 면역 약화로 이어져 중증의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오히려 커졌다는 주장도 있다.
사스·신종플루·메르스·코로나로 이어지는 감염병 시대에서, 감염병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은 우리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개인적인 선택이자 필수 행동이다. 마스크 착용의 불편함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으나, 각자 나눈 작은 불편함이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서로 배려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회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아직도 일평균 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명 당선무효형 선고한 '한성진 부장판사'에 쏠린 눈 - 대전일보
- 홍준표, 이재명 '유죄' 판결 판사에 "참 대단한 법관, 사법부 독립 지켰다" - 대전일보
- 여당에 보낸 세종시장 친서, 민주당 의원에 배달 사고… '해프닝' - 대전일보
- 옥천 女 화장실서 불법촬영하던 20대 男… 피해 여성에 덜미 - 대전일보
- 한동훈, 민주당 겨냥 “오늘도 기어코… 판사 겁박은 최악 양형가중 사유" - 대전일보
- 기름 값 벌써 5주 연속 상승세… 휘발유 1629원·경유 1459원 - 대전일보
- 이장우 대전시장, 기재부 2차관 만나 내년 주요사업 국비 요청 - 대전일보
- 트럼프, 관세 인상 실현되나… "전기차·반도체 보조금 폐지 가능성" - 대전일보
- 화장실 문 열자 '펑'… 충남 서산서 LPG 폭발로 80대 중상 - 대전일보
- 尹 "김정은 정권 유일 목표는 독재 정권 유지… 좌시 않겠다" -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