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도 못하는데 머리라도 짧게 잘라야죠"…하지만 삭발이 아니라 알아보지 못했다 [곽경훈의 현장]
[마이데일리 = 곽경훈 기자] "너 돈 주고 자른 거 맞어?"
두산 최원준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두산의 경기 전 SSG 김원형 감독과 그라운드에서 인사를 나눴다.
김원형 감독은 2019년~202년까지 두산 베어스 1군 투수코치로 활약하면서 최원준과 한솥밥을 먹었다. 최근 최원준은 부진을 겪고 있기에 옛 스승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컷다. 그래서 경기 전 많은 조언과 이야기를 나눴다.
두산 선발 최원준은 이번 시즌 7번 등판해서 5월 16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어렵게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런 뒤 다시 4연패 중이었다. 21일 SSG와의 경기에서도 5와 3분의 1이닝 동안 7피안타 2볼넷 2실점을 기록했으나 팀의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팀이 1-3으로 패배해 패전 투수가 되었다.
최원준을 그래서 이날 새롭게 마음 가짐을 다지기 위해 머리를 짧게 잘랐다. 하지만 삭발도 아닌 어중간한 머리 스타일에 팀 동료들도 쉽게 알아보지 못했다.
최원준이 김원형 감독과 SSG 선수들과도 인사를 나눌 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다만 경기 시작 전 최원준의 헤어스타일으로 본 뒤 두산 코치진에서 "(최)원준이 머리 자른거냐? 저 머리를 돈 주고 잘랐어?"라고 이야기 하자 최원준은 수줍은 모습으로 "짧게 자른다고 한건데.."라면서 뒷말을 흐렸다.
자신도 삭발도 아니고 어중간한 스타일이 헤어스타일이 조금 민망해 보였다. 연습 후 취재진이 최원준의 짧은 머리에 대해 질문하자 최원준은 "야구도 못하는데 머리라도 짧게 잘라야죠"라고 이야기 했다.
▲ 두산 최원준이 한솥밥을 먹었던 SSG 김원형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두산 최원준이 SSG 코치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짧은 머리 최원준이 SSG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머리를 짧게 자른 최원준은 다음 선발인 27일 NC와의 경기에서 6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으로 무실점 호투했다. 비록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에이스 다운 투구를 보여주며 시즌 첫 승리 후 4경기 연속 패전 투수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승엽 감독도 최원준의 호투에 대해서 "좌타자에게도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최원준은 4일 대구에서 진행되는 삼성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한다. 머리 짧게 자르고 분위기를 바꾼 최원준의 호투가 오늘도 계속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연패의 늪에 빠진 두산 최원준이 짧은 머리로 변신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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