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이제 슬슬 이사 가볼까”…집값 바닥론에 주담대 늘었다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2023. 7. 4.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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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가계대출 한달새 6천억 넘게 늘어
갈아타기’ 수요 늘자 주담대 대출 1조3626억원↑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오름세인 가운데 가계 대출 잔액이 두 달 연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담대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디레버리징(부채 감소) 흐름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의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548조941억원으로 5월 말(574조4737억원)보다 6204억원 늘어났다. 4대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5월에 1년 5개월만에 처음 늘어난 이후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증가 폭은 5월(3730억원)보다 1.7배 가량 커졌다.

불어난 가계대출은 주담대 영향이 크다. 지난 6월 말 기준 4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416조3622억원)은 전달보다 1조3626억원 늘었다. 증가 폭이 5월(1조688억원)보다 확대됐다.

반면 신용대출 잔액은 91조3315억원으로 전달보다 6275억원 줄며 올들어 계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은행권 가계 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주담대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날 기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연 4.21~6.331%로 한달 새 상·하단이 각각 0.3%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과 은행채 발행량 증가로 시장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급매물이 소진되고 있는 가운데 1주택자 위주로 ‘똘똘한 주택’으로 갈아타기 수요가 발생하면서 대출이 많이 나갔다”고 말했다. 작년 금리는 천장을 가늠하기 어려웠지만 앞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융 소비자들의 대출 금리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제는 주담대 위주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주담대 신규 취급액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집값이 바닥을 다졌다고 보고 연 4~5%대 금리를 감당하기로 결심한 실수요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주담대 자금 수요가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등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 대출도 계속 불어나고 있다.

지난 6월 4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600조8670억원으로 전달보다 5조7981억원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이 한달 새 4조267억원 늘었고, 중소기업 대출도 같은 기간 1조7714억원 증가했다.

4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지난달 676조8723억원으로 전달보다 9조1464억원 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4월부터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4% 안팎까지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도 지난달 22조1672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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