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태극전사들 감동 신화→이제 태극낭자 차례다, '곧 여자월드컵' 지소연 "보세요! 얼마나 멋진 경기 하는지"

파주=이원희 기자 2023. 7. 4.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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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파주=이원희 기자]
3일 파주NFC에서 기자회션을 진행한 장슬기(왼쪽)와 지소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훈련 중인 여자축구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무더위 날씨 속에서도 훈련 중인 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제 태극낭자들의 차례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을 앞두고 여자축구 대표팀이 새로운 감동 신화를 약속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31명의 소집명단을 구성하고, 지난 달 18일부터 '꿈의 무대'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31명의 선수 중 23명이 월드컵 최종명단에 선발된다. 당장 오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출정식을 겸한 아이티와 평가전을 치르고 10일 '결전지' 호주로 출국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FIFA랭킹 17위)은 조별리그 H조에 속했다. 콜롬비아(25위), 모로코(72위), 독일(2위)과 경쟁한다. 오는 25일 콜롬비아와 1차전을 시작으로 30일 애들레이드에서 모로코, 8월3일에는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은 직전 대회였던 2019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3전 전패'를 당한 악몽이 있다. 많은 선수가 '이번엔 달라야 한다'는 강한 동기부여를 안고 장맛비, 무더위를 오가는 궂은 날씨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확실한 목표가 있기에 벨 감독의 '고강도 훈련'도 문제없이 소화하고 있다. 자신의 3번째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 에이스 '지메시' 지소연(32·수원FC 위민)은 3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월드컵에서 최대한 높이 올라가고 싶다. 2019년보다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면 한다. 또 그럴 준비가 됐다. 어떤 멋진 경기를 하는지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이번 월드컵은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소연과 장슬기(29·인천현대제철), 조소현(35·토트넘 위민) 등 2010년 20세 이하 월드컵(U-20)에서 사상 최고 3위 성적을 거둔 '황금세대 멤버'들이 함께 뛰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소연은 "대표팀 동료들의 절반 이상이 2010년부터 10년 이상 함께한 친구들이다. 황금세대의 마지막, 또 누구에겐 마지막일 수도 있는 월드컵이다. 10년 전보다 선수들이 성숙해졌고, 말도 잘 통한다. 벨 감독님도 좋은 방향으로 잘 이끌어주신다. 무엇보다 현재 큰 부상을 당한 선수가 없다. 빨리 호주에 가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대표팀 수비수 장슬기도 "좋은 선수들과 함께하는 월드컵이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 한다. 4년 전 프랑스 월드컵은 설레는 마음으로 갔다. 이번에는 걱정 반, 설렘 반"이라며 "골보다는 무실점 경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소연에게도 목표가 있다. 개인 첫 월드컵 '필드골'이 그것이다. 베테랑이자 에이스 지소연은 통산 A매치 144경기에 출전해 66골을 넣은 대표 공격수다. 하지만 아직 월드컵 필드골을 넣지 못했다. 2015년 캐나다 월드컵, 2019년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했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지소연은 "월드컵에서 페널티킥 골 밖에 없었다. 수많은 골을 넣었지만, 아직 월드컵에서는 골이 없다. 필드골은 한 골 넣어야할 것 같다. 욕심을 부려볼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소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장슬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훈련 지도하는 콜린 벨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최근 U-20 대표팀의 월드컵 4강, U-17 대표팀의 아시안컵 준우승 등이 여자축구 선수들에게 큰 힘이자 강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투지와 꿈을 주고 있다. 앞서 대표팀 베테랑 미드필더 이영주(31·마드리드CFF) 역시 "남자 대표팀의 승리가 우리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더 높이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역시나 월드컵 첫 경기 콜롬비아전이 중요하다. 좋은 출발을 끊어야 한다. 지소연은 "저는 유럽에서 뛰고 왔는데, 유럽 선수들은 강하고 빠르고, 피지컬이 좋다. 고강도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얼마만큼 뛰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콜롬비아 선수들의 체격이 좋다. 라미레즈라는 선수가 위협적인데, 한 명으로 막기는 어렵다. 얼마만큼 많이 뛰면서 괴롭힐 수 있는지에 따라 판가름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슬기 역시 "콜롬비아와 첫 경기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콜롬비아전만 생각하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조소현도 "벨 감독님께서 콜롬비아전을 강조하셨다. 선수들도 준비 중이다. 상대가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오는지, 상대 포지션이 어떻게 나오는지도 공부한다. 첫 경기를 중심으로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리그에서 활약 중인 이영주도 "콜롬비아에는 스페인 리그에서 뛰는 잘하는 선수가 몇 명 있다. 기술적이고, 피지컬과 스피드 모두 좋은 선수가 있다"며 "그 선수들을 보고 있었기에 동료들에게 와 닿기 쉽게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첫 경기여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조언해주며 첫 단계를 잘 밟아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2013년 동아시안컵 이후 10년 만에 열리는 '여자축구 상암 A매치' 아이티와 평가전이 중요한 이유다. 월드컵을 앞두고 중간점검을 할 수 있다. 지소연은 "이번 아이티전은 체력적인 부분이 어디까지 올라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상암에서 두 번째 뛰는 것이다. 선수 입장에서 상암은 남다르다. 그곳에서 뛴다는 것은 영광이다. 처음 뛰는 선수도 있겠지만, 저도 관중석에서 남자 경기만 봤다. 직접 뛰면 벅찰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많은 분들이 오셔서 월드컵에 가기 전 힘을 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이영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훈련 중인 조소현(왼쪽)과 콜린 벨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여자축구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파주=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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