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침공, 자유에 대한 인류갈망 말살시도”…美독립기념일에 WSJ기고

“美 독립기념일 축하…우크라도 잔인한 폭군 몰아내는 날 오길”
“러시아 침공 성공 시 이란 등도 다른 국가 침략, 자유 수호 뿐”
기고,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대한 미국내 여론 의식으로 풀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6월 16일(현지 시간) 키이우를 방문한 아프리카 평화사절단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미국인들에게 자유와 독립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보내온 ‘해피 버스데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해당 기고문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늘 우크라이나 국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축하한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을 말살시키려는 잔인한 폭군을 몰아내는 날도 오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 편에 선 미국은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 하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이 같은 내용의 기고문을 보낸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미국의 독립 전쟁을 평가하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776년 7월 4일 발표된 미국 독립선언서를 거론하며 "개인의 자유와 정치적 다원주의에 기초한 공화국이라는 개념은 인류로부터 폭군을 몰아내기 위한 위대한 시도"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침공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국민도 미국 독립선언서 발표 당시 식민지 미국 국민과 같은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즉, 전체주의 국가인 러시아로부터 독립국 우크라이나를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우는 길을 택했다는 것이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오른쪽)이 6월 29일(현지 시간)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펜스 전 부통령은 어린이 시설과 정교회 등을 둘러보고 우크라이나를 향한 강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AP·연합뉴스(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단순히 우크라이나 국민을 블라디미르 푸틴 독재 정권에 두려는 시도에 그치지 않고, 자유에 대한 인류의 갈망을 말살하려는 시도"라는 논지의 주장을 폈다.

그는 러시아의 침략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또 다른 독재자가 비슷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이 성공한다면, 이란과 같은 국가들도 다른 국가를 침략할 수 있다면서 "이런 시나리오를 막는 방법은 자유를 수호하는 것뿐이다. 우크라이나 국민과 미국인은 절대 자유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