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돌려막기' 관행 깨지나… 하나·KB·교보증권 전수조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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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국내 증권사의 채권형 랩어카운트(랩)과 특정금전신탁 업무실태에 대한 집중점검을 실시하고 위법사항을 적발했다.
지난해 하반기 채권형 랩·신탁 가입 고객들의 대규모 환매 요청이 발생하면서 일부 증권사들이 고객의 투자손실을 보전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중 수조원 규모의 채권형 랩·신탁 환매대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고유자산에 수백억원 규모의 평가손실이 발생한 곳을 적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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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채권형 랩·신탁 가입 고객들의 대규모 환매 요청이 발생하면서 일부 증권사들이 고객의 투자손실을 보전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금감원이 증권사의 현장 검사를 확대하면서 '짬짜미 채권 돌려막기' 관행이 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하나·KB·교보증권 등 증권사의 현장검사를 벌인 결과 일부 증권사가 법인 거액자금을 유치하고자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경쟁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달성을 위해 만기가 장기(1~3년 이상)이거나 유동성이 매우 낮은 기업어음(CP)을 편입·운용하는 '미스매칭' 방법이다. 일부 창구에선 운용전략 없이 유동성이 낮고 만기가 긴 자산을 지속 보유하다가 계약 만기시점에는 다른 계좌에 장부가로 매각하는 방법으로 환매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한 시장상황 변동으로 고객자산에 손실이 발생해 만기 시 목표 수익률 달성이 어려워지자 다른 고객 계좌 또는 증권사 고유자금으로 고가 매도한 사례도 적발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중 수조원 규모의 채권형 랩·신탁 환매대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고유자산에 수백억원 규모의 평가손실이 발생한 곳을 적발하기도 했다.
금감원의 이번 현장 감사로 실적배당상품인 랩·신탁을 확정금리형 상품처럼 운영하고 고객도 시장 상황에 따른 투자손실마저 감수하지 않으려는 잘못된 관행이 깨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만기불일치 운용으로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하는 관행이 이번 현장 감사에서 문제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는 자본시장법령상 규제 회피 목적의 교체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이나 이상 거래 가격 통제를 하지 않았고 고유 재산을 활용해 일부 고객에 대한 손실 보전 행위를 하는 등 준법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오는 5일 함용일 부원장 주재로 20여곳의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간담회를 열고 최근 논란이 된 리서치센터의 고질적인 관행과 채권 돌려막기 등 개선을 주문할 계획이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매수 일색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 관행과 랩 어카운트와 신탁 상품에서의 '채권 돌려막기'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올해 금융투자 부문 감독·검사의 테마 중 하나로 채권 시장 불건전 행위를 집중 들여다보고 있다. 하나증권을 시작으로 KB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으로 현장검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탁·랩이 투자하는 채권 거래에서 자전거래와 파킹거래로 불법적으로 수익률을 보전했는데 금감원의 현장조사에서 문제로 드러나 영업 관행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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