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보고서 공개…'일본 오염수 정국' 전환점 되나
야권 '괴담선동'에 '과학적 근거' 계속 강조할 듯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검증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포괄 보고서'가 4일 공개된다. 이 보고서가 정치권을 달군 '오염수 정국'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보고서가 오염수 방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릴 경우 방어에 치우쳤던 여당이 야당에 대대적인 역공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마련해 온 국민의힘은 방류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이를 '과학적 근거'라고 규정하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 '괴담 유포 중단' 등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4일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IAEA의 포괄 보고서 결과 발표에 앞서 최근까지 시나리오별 세부 대응책을 마련해 왔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야권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하면서 정부의 후속대책을 보조할 수 있는 당 차원의 대응책을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이날 일본을 찾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에게 전달하는 포괄 보고서에는 그간 6차례 발표된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오염수 해양 방류 방법과 설비가 '타당하다'는 내용이 담겨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해양 방류가 승인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관련 대응책을 준비해 왔다. 물론 방류가 '안전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를 대비한 시나리오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IAEA 결과에 따라 어떤 포지션에서 어떻게 액션을 취할지 고민했다"며 "방류 결정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방류 계획이 승인되면 즉각 '과학적 근거'를 강조하며 국민 안심시키기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격해지는 민주당의 공세를 괴담으로 일축하고 국민을 상대로 한 선동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처럼 민주당의 공세를 '괴담'이라 규정하고 '과학적 근거'를 중시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여당 내에서는 이른바 '괴담 대 과학' 대응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국민 10명 중 8명 가까이가 우리 해양과 수산물의 오염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음에도 오염수 해양 방류를 반대하는 민주당 등 야권으로 지지가 쏠리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 해양과 수산물을 오염시킬까 걱정되는지'를 물은 결과 우려층은 78%(매우 걱정된다 62%, 어느 정도 걱정된다 16%)로 집계됐다.
반면, 민주당 지지도는 34%로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의 공세가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만큼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선 '광우병 사태'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자파 사태'에서 얻은 학습효과가 있는 데다 민주당의 과도한 공포 마케팅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당 관계자는 "여론이 그렇게 민감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이 '바다에 독약을 뿌려서 이제 수산물 다 먹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믿는 수준은 아닌 것 같다"며 "일부 우려가 있지만 광우병 사태 정도의 파급효과는 아니라 본다"고 밝혔다.
다만, 같은 조사에서 여권에 우호적이라 볼 수 있는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57%), 국민의힘 지지층(53%), 보수층(57%) 등에서 절반가량이 '우려한다'고 답한 만큼 정부여당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전날 'IAEA 검증 결과 보고 후속대책 간담회'에서 "국민이 불안해하는 부분이 있다면 안전하다고 느낄 때까지 더 자세히 설명하고, 꼼꼼하게 확인하고,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보고서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증은 당연히 밟아야 할 절차고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과 관련해서는 "기간에 제한 없이, 우리 국민들이 안심할 때까지 수입은 금지될 것이라 믿어도 좋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95%)·유선(5%)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0.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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