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女회장 나올까"...'與보좌진 대표' 출사표 던진 5인5색 후보들
총선을 9개월 앞두고 21대 국회 마지막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이하 국보협) 회장을 뽑는 선거가 오는 6일 열린다. 국보협 회장직에 도전장을 던진 후보는 모두 5명. 역대 선거 가운데 가장 후보가 많다. 사상 최초로 여성 회장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33대 국보협 회장에는 △지욱현 보좌관(김웅 의원실) △김영육 보좌관(지성호 의원실) △오정석 보좌관(백종헌 의원실) △이영수 보좌관(장동혁 의원실) △김민정 보좌관(김병욱 의원실) 등 5명이 출마했다. 과거 국보협 회장 선거에서 대개 2~3명의 후보가 경쟁하던 것과 비교하면 출마 후보 수가 크게 늘었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보좌진들의 권리 향상과 처우·복지 개선 등을 위한 국민의힘 소속 보좌진들의 협의체다. 그간 직장 노동조합과 유사한 역할을 해왔다. 국보협 회장은 국회 사무처, 정부 부처 등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보좌진들의 대표로 나서 권익 향상을 위해 협상하거나 요구사항을 전달해왔다. 따로 임금을 받지 않는 봉사직이다.
이번 국보협 회장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종료로 보좌진 간 교류가 다시 활발해진 게 주된 이유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일자리 안정성에 대한 보좌진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 본격적인 총선 국면이 시작되면 의원들을 돕는 보좌진들의 업무량은 늘어나는 반면 선거 결과에 따라 고용은 불안해지는 측면이 있다.
보좌진협의회 활동에 대한 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우호적 시각도 한 몫했다. 국보협은 지난달 1일 10년 만에 보좌진 체육대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소속 보좌진 500여명이 참여한 체육대회에는 이례적으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지도부들이 함께 했다.
사상 처음으로 여성 회장이 선출될지도 관심사다. 그동안 국보협에선 여성 회장이 선출한 적이 없다. 여성 후보자도 드물었다. 국보협 회장 선거에 여성 후보가 출마한 것은 지난 31대 선거 당시 후보로 나섰던 이현진 보좌관(양금희 의원실) 이후 두번째다.
이번 국보협 회장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보좌진 위상 제고 △일자리 안정 △연차활용 등 복리후생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특히 모든 후보들이 현행 4급 보좌관과 5급 선임비서관, 6~9급 비서관 체계에서 3급 수석보좌관을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21대 국회 여당 보좌진들이 내년 총선 후 꾸려질 22대 국회에서도 근무할 수 있도록 고용 승계에 힘쓰겠다고 후보들은 다짐했다. 연차 활용 보장 등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도 보장하겠다고 강조한다. 1980~1990년대생 MZ(밀레니얼+제트)세대 보좌진들이 많아진 것과 무관치 않다.
보좌진 처우 개선이란 방향성은 같아도 세부적으론 각 후보별로 색깔이 다르다. 지욱현 후보는 세대교체와 보좌진 인권을 강조한다. 지 후보는 "수평적 분위기의 의원실도 있지만 여전히 수직적인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곳도 많다보니 젊고 훌륭한 인재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국회를 나가는 경우가 많다. 의정활동을 보좌하고 정책역량을 펼치려면 좋은 인재가 필요한 만큼 국회 차원의 손실"이라며 "보좌진 인권을 최우선으로 삼으려 한다"고 했다.
김영육 후보는 오랜 국회 경력을 바탕으로 한 업무 추진력을 강조한다. 그는 "문제의식이 같은 만큼 후보마다 공약은 비슷하다. 추진하는 실행의 문제"라며 "(윤재옥) 원내대표로부터 연차사용 문화 확산에 대한 서약서를 받았고, 국회사무처 기조실장과도 만나 연가보상비 부활이나 확대 등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오정석 후보는 "예측가능한 여름휴가를 확실하게 하고 싶다. (당선되면) 당 지도부나 의원실마다 찾아다니면서 개선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모자란 수당도 과감하게 확대하고 보좌진들이 정치권에 갈 수 있는 길도 터주는 등 오직 보좌진을 위해 일하고 싶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영수 후보는 보좌진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낭만 국회'를 만들겠단 각오를 밝혔다. 이 후보는 "의원회관은 (과거보다) 두 배 넓어졌고 직원들도 늘었는데 서로에 대한 관심과 소통은 줄어든 것 같다"며 "퇴근보다 출근이 신나는 회관, 가족에게 조금 덜 미안한 회관을 만들겠다. 내년부터는 휴가 일정으로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첫 여성 국보협 회장을 노리는 김민정 후보는 "우리 보수 정당에선 왜 여성 (보좌진협의회) 회장이 안 나오느냐는 얘기를 선후배 동료들로부터 듣고 출마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당내 인재영입위원회와 공천심사위원회 활동에 보좌관들의 뜻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누가 봐도 좋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도록 평판 등 보좌진의 목소리도 공천심사 때 반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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