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만원 뚫고 '황제주' 넘보는 에코프로…공매도 '지옥문' 열리나

강은성 기자 2023. 7. 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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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시총 24조, 카카오도 넘어서…코스피에서도 12위
코스닥 공매도 잔고 규모 1위…쇼트스퀴즈로 급등 가능성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에코프로(086520)가 90만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일명 '황제주'라 불리는 100만원선에 바짝 다가서는 모습이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에 힘입어 상승했다면 이번엔 외국인이 하루만에 3200억원 이상 사들이면서 20% 급등을 일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공매도 비중이 높은 외국인이 강제로 주식을 사서 되갚은 '쇼트(숏) 스퀴즈'가 나온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에코프로는 코스닥 종목중 공매도 잔고가 가장 큰 종목이기 때문에 주가가 더 상승한다면 쇼트스퀴즈가 연속적으로 발생해 주가 변동폭이 더 커질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에코프로는 15만4000원(20.42%) 오른 9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가 종가 기준 90만원을 넘긴 것은 사상 처음이다. 장중엔 22% 가까이 오르며 91만90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에코프로의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4조1000억원가량이 증가하면서 24조원을 넘어섰다. 같은날 3%대 강세를 보인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21조원 수준에 그치면서 에코프로는 코스피 시장 12위(우선주 제외)인 카카오도 넘어섰다.

시가총액 규모만으로는 코스닥 상장사 에코프로가 코스피 시총 순위 11위에 올라선 것이다. LG전자(066570), 삼성물산(028260), KB금융지주(105560) 등을 가뿐히 넘어선 규모다.

주목할만한 점은 에코프로의 급등을 이끈 주체가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를 3245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종목중 외국인 순매수 규모 1위다.

표면적으로는 테슬라가 2분기 세계 각국에 인도한 차량 대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83% 급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 2차전지 관련주가 나란히 강세를 보인 가운데, 에코프로에 투자심리가 대거 쏠리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2차 전지 종목들이 테슬라 훈풍으로 '강세'를 보인 것과 에코프로의 급등세는 같은 듯 다른 성격을 보인다는 평가다.

'에코프로 형제' 에코프로비엠(247540)은 1만4500원(5.82%) 오른 26만3500원에 마감했다. 코스피 시장에선 삼성SDI(006400)가 7% 이상 뛰었고, 포스코퓨처엠(003670)도 4.53% 올랐다. SK이노베이션(096770)과 LG에너지솔루션(373220)도 3%대 강세를 보였다.

그런데 유독 에코프로만 20%대 폭등세를 보인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에코프로의 이날 수급이 '외국인'에서 대다수 나왔다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공매도 시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외국인이다보니, 에코프로에 대해 강제로 공매도 주식을 상환하는 '쇼트 스퀴즈'가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그것이다.

공매도는 현재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미래 가격으로 다시 주식을 사서 이를 되갚는(쇼트커버링) 거래방식이다. 주가가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일 경우 공매도 투자자는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야 한다. 이로 인해 주가는 또다시 오르고, 다른 공매도 투자자들이 다시 쇼트커버링에 나서면서 주가가 폭등하게 되는 현상이 쇼트스퀴즈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1조1995억원에 달한다. 공매도 잔고 규모로 코스닥 1위다. 2위 에코프로비엠이 1조원 수준이고 3위 엘앤에프가 절반 이하인 4785억원 규모로 뚝 떨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코스닥 공매도의 상당부분이 에코프로 형제에 쏠려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시가총액 내 공매도 잔고 비중으로 봐도 6.31%로 코스닥 기업중 6위에 해당한다.

특히 에코프로 형제에 대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는 '13만원이 적정선'이라거나 '정상적이지 않은 주가'라며 적극적으로 매도의견을 냈고, 국내 증권사도 최근 '좋은 기업이지만 나쁜 주가'라며 매도의견을 냈다.

전문가의 이같은 의견을 고려해 현재 주가가 너무 높다고 보고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포지션이 많았던 것인데, 주가가 100만원에 육박하자 쇼트스퀴즈가 발생했고 결국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에코프로가 쇼트스퀴즈 기대감으로 더 오를 수도 있다. 이 경우 공매도를 쳤던(쇼트 포지션) 투자자는 대규모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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