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평 집 19평 된다고?…동부이촌 조합들 "재건축 가능해도 안해"
서울시가 동부이촌동 일대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에 재건축으로 선회할 길을 터줬지만 정작 현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리모델링 조합들은 사업성 검토 결과 재건축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공기여분 등을 반영하면 조합원들이 지금보다 더 좁은 면적을 분양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는 지구단위계획안에서 △이촌한가람 △한강대우 △이촌우성 △코오롱 △강촌 등 5개 단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 '재건축을 추진한다면 종상향을 검토하겠다'고 명시했다. 법정 용적률 상한인 300%(제3종일반주거지역)을 넘어 재건축이 불가능한 탓에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단지들이다. 시가 명시한대로 종상향 된다면 재건축을 할 수 있게 된다. 법정 용적률 상한이 300%에서 500%(준주거지역)까지 완화되기 때문이다.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차선책으로 선택한 단지들이라면 당연히 환영할 상황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달랐다. A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공공기여분 등을 반영해 계산하면 재건축 시 조합원 평형이 지금보다 6~7평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업성 검토 결과를 공지했다.
조합은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대지면적 6만1305㎡에서 한강변 공공기여 10%(6130㎡), 종상향 공공기여 15%(9195㎡), 무상양도 제외(717㎡)을 빼면 실제 재건축을 할 수 있는 대지면적은 4만5261㎡이라고 계산했다.
여기에 법정 상한 용적률인 500%를 적용하면 재건축이 가능한 연면적은 총 22만6203㎡이 되는데, 용적률 상향으로 인한 기부채납(임대주택) 2만8070㎡과, 준주거지역 상가 반영 비율 10%(2만2700㎡)을 빼면 실제 조합원 분양 및 일반분양이 가능한 연면적은 17만5433㎡이 된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현재 조합원들이 소유한 연면적의 총 합이 이보다 큰 21만9072㎡라는 점이다. 재건축을 하면 연면적을 지금 소유분보다 4만3639㎡ 줄여야 한다는 게 조합 측 얘기다. 조합 관계자는 "분양 가능한 연면적이 현재 조합원들이 소유한 연면적보다 작으므로 재건축 시 일반분양 물량이 없을 뿐 아니라 조합원들도 현재 평형을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조합원수인 2036가구가 그대로 조합원 분양을 받는다고 가정할 때 현재 25평 소유주는 19평을 분양 받을 수 있고 33평 소유주는 27평을, 43평 소유주는 36평을 분양 받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리모델링을 추진하면 25평이 30평으로, 33평이 40평으로, 43평이 50평으로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통상 정비사업을 한다고 하면 집이 지금보다 넓어진다고 생각을 할텐데 지금보다 좁아진다면 굳이 재건축을 선택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재건축 길이 열렸다고 해도 사업성이 안나오면 리모델링 단지들이 선회할 유인이 적다"고 말했다.
재건축으로 선회하면 사업이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재건축을 하려면 준공연한 30년을 채우고 안전진단 D등급 이하를 충족해야 하는데 A아파트의 경우 1998년 9월 준공돼 2028년 9월에 30년을 채운다. 조합원 B씨는 "리모델링은 늦어도 2029년 완공될 걸로 예상하는데 재건축은 2040년은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걱정했다.
A단지 뿐 아니라 다른 리모델링 조합들도 리모델링과 재건축 사업성 비교에 나섰지만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C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 관계자는 "기부채납이 단순히 임대주택을 넣는게 아니라 경의중앙선 지하화 공사비 일부를 부담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검토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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