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자식·부모 다 데려와"…반도체 사활 건 독일, 이민법 손 본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반도체 생산기지 건설을 위해 이민법 개혁에 나섰다. 막대한 지원금으로 인텔,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투자를 끌어내며 유럽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 설립 계획 추진에 나섰지만, 이를 뒷받침한 인력이 부족해지자 숙련된 외국인 근로자 확보를 위해 이민법에 손을 댄 것이다.
1960년대 독일 내 외국인 근로자는 경제에 도움을 주고 떠나야 하는 '손님(Guests)'으로 여겨지는 등 독일은 이민자에 보수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1960년대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곧 은퇴를 앞두고 있고,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자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독일 정부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BBC는 짚었다.
독일 정치권 내에선 '노동력 부족'이 독일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이라며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채울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제기됐다. 독일 경제연구소 IW 쾰른(Koeln) 연구에 따르면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독일 산업계 전체에서 6만2000명의 노동자가 부족했다.
특히 독일 반도체 산업의 엔지니어링 감독자의 33%와 전자 엔지니어링 전문가 28%가 향후 10~12년 이내에 은퇴 연령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돼 인력 부족 문제가 한층 심화할 것이라고 IW 쾰른은 지적했다.
이에 독일 정부는 지난해 10월 교육, 숙련도 향상, 노동참여, 직장 문화, 이민 감소 등과 관련된 전략을 발표하며 노동력 부족 해결에 나섰고, 이민 정책에도 변화를 줬다. 독일 노동부 대변인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많은 독일인이 고령화로 인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있다"며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큰 상태"라고 말했다.
독일 대표 반도체업첸 인피니온, 글로벌파운드리와 엔지니어링그룹 보쉬가 작센주 생산단지에 공장을 두고 있다. 현재 작센주 내 반도체 산업 인력은 7만6000명이다. 현지 당국은 오는 2030년까지 반도체 산업 인력이 총 1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주도 드레스덴에서는 드레스덴공대, 헬름홀츠 연구센터, 프라운호퍼 연구소 등의 협력으로 인재 양성 및 외국인 근로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통신에 따르면 드레스덴 내 외국인 비율은 2014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드레스덴공대가 운영하는 반도체 제조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의 57%가 인도 국적이었고, 중국과 이란 학생도 많았다. 드레스덴에서 4년째 거주 중인 한 인도 학생은 블룸버그에 "독일은 (외국인) 학생에게 매우 친화적인 나라다. 교육 수준이 매우 높고, 생활비도 상당히 저렴하다"고 독일 생활에 만족감을 표했다. 인피니온은 이미 작센주에서만 50개국 이상의 국가·지역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고, 글로벌파운드리에도 40개 이상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부부관계 피하고 싶었다" vs "9년간 속아" 국제부부 속마음은? - 머니투데이
- '연매출 40억' 결혼정보회사 대표 "'공개열애 2번' 전현무 탐난다" - 머니투데이
- 김구라 월수입 1억·子 그리 2천만원?…건보료 얼마 내나 봤더니 - 머니투데이
- 마돈나, 중환자실行 이유가…"젊은 후배에 이기려고 밤새 연습" - 머니투데이
- '솔로' 옥순♥'돌싱글즈' 유현철, 커플로…"신혼여행 자녀 2명과 함께" - 머니투데이
- 트럼프 공포 이어지는 증시… 삼성전자 결단, 반등 가져올까? - 머니투데이
- 20만 유튜버의 민낯…13세와 동거, 동물학대 이어 '아내 폭행' 또 입건 - 머니투데이
- "낚았다!" 대어인줄 알았더니 핵잠수함... 노르웨이 바다에서 벌어진 황당사건 - 머니투데이
- "한번 만지자"…술자리서 갑자기 이웃 강제추행한 70대 - 머니투데이
- 김호중 판박이... 사고 후 뺑소니, 친구에 뒤집어씌운 30대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