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자·빵은 내렸다…아이스크림에도 부는 가격 인하 압력
최근 라면, 과자, 빵 등을 제조하는 식품업체들이 정부의 압박에 줄줄이 가격을 인하하고 있지만, 아이스크림 가격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현재 빙과 업계는 정부의 직접적인 압박 대상에서는 벗어나있지만, 편의점이 아이스크림 공급가가 올랐음에도 판매가를 유지한다는 결정을 내린 상황이라 인하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롯데웰푸드, 빙그레, 빙그레의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 등 빙과 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월에도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업계에서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물류비, 에너지 비용 인상 등을 이유로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월 제품 가격 인상이 반영된 3월 아이스크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13.7%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14.3%)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며, 이는 같은 기간 라면(12.3%), 스낵과자(11.2%), 파이(11.0%), 빵(10.8%)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7월부터 롯데웰푸드가 스크류바, 돼지바, 수박바 등의 편의점 공급가를 25% 인상하기로 하면서 아이스크림 가격이 눈총을 받고 있다.
라면, 제과, 제빵업체들이 연달아 가격을 내리는 상황에서 편의점 납품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이었기에 더 주목받는 상황이다.
다만, 롯데웰푸드 측은 앞선 인상 결정에 따라 지난 4월 편의점 공급가를 올리려다가 정부 기조에 맞춰 조정 일정을 연기한 것을 7월 들어 뒤늦게 반영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처럼 공급가를 일찍 올릴 수 있었지만, 부담을 감내한다는 차원에서 보류하다가 이번에 반영하게 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편의점 업계는 롯데웰푸드 아이스크림 제품의 판매가 인상을 보류한다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공급가 인상 부담은 자신들이 떠안고, 소비자들에게는 기존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이다. 편의점 업계는 고물가 상황 속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한다.
다만, 유통업계에서는 편의점이 다른 업체 제품은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롯데웰푸드 제품만 손해를 감수하고 판매하는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보다 손해를 보고 파는 일을 어떤 기업이 좋아하겠나"라며 "롯데웰푸드는 물론 아이스크림 제조사 전반에 대한 가격 하방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경쟁사에서 아이스크림 가격을 동결한다고 하니 나머지 업체들도 일단 동결한 것"이라며 "오른 가격을 당장 내리지는 못하더라도 협상 여지는 계속 남겨두고 제조사도 일부 부담하는 공동 프로모션 등을 확대하면서 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낙농업계의 원유(原乳) 가격 협상이 끝난 이후에 정부도 압박에 가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우유업계 및 유제품 생산업체와 낙농가는 다음달 1일 부터 적용될 원유 가격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등에 사용되는 가공유의 경우 리터 당 87~130원 범위에서 가격 인상 폭이 논의되고 있는데, 정부가 원유 가격 인상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리려는 업계를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정부는 "가공식품은 수입 원유를 많이 쓰는 특성상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 가격 인상 자제를 못박고 있는 상황이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가격 조정 여부에 대해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고, 원유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제품도 있어 원유 가격만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원유 인상 폭이 최소한도로 정해진다면, 정부의 인상 자제 압력은 더 커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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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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