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주택 늘려... 재해 취약계층 거주지 마련해야” [낡아버린 도시, 생명을 디자인하라]

이정민 기자 2023. 7. 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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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임차가구 74.7%가 저소득층... 새로운 아파트에 입주할 수 없어
임차인들 기존 거주지 떠나는 구조... 빈집 활용 다양한 정책 도입 시급
집중호우 선제적인 예방책도 필요
경기도와 인천시가 반지하 주택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건축 제한 등 대책을 마련했으나 이미 지어진 반지하 주택 처리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지난 3일 침수방지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수원특례시 영통구 한 공동주택 반지하 가구들. 조주현기자  

 

반지하 주택 해소 계획을 세운 경기도가 공공임대주택을 늘려 재해 취약지역 주민들에 대한 거주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반지하 주택이 단기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만큼 빈집 활용 등 다양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 역시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일 국토연구원이 지난 2021년 4월 발표한 ‘지하주거 현황분석 및 주거지원 정책과제’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와 인천시 등 수도권지역 지하층(반지하 포함) 거주자의 월 평균 소득액은 182만원으로 아파트 임차구 351만원보다 169만원 적다. 더욱이 지하 임차가구의 74.7%는 저소득층으로 조사된 만큼 주거비용이 저렴한 반지하에 형편이 어려운 시민들이 주로 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도의 정책이 가시화돼 반지하 주택을 철거하기 위한 정비사업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이러한 거주 공간에 사는 임차인들은 새로운 아파트에 입주할 수 없는 등 기존 거주지역을 떠나는 구조다. 주거비용이 민간임대보다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의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그러나 도내 공공임대주택은 전체 9.8%의 수준(약 521만7천가구 중 51만5천여가구), 인천은 8.5% 수준(약 115만4천가구 중 9만8천677가구)으로 유럽 등 선진국의 비율 20~30%보다 낮은 수치다.

지난해 여름 집중 호우로 수해를 겪었던 수원특례시 내 한 주택가. 곳곳에 물막이판 등 침수 방지 시설이 설치된 가구가 있다. 경기일보DB

백인길 대진대 스마트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여름만 되면 반지하 주택을 해소해야 한다는 반짝 여론이 나오는 만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구체적인 로드맵을 갖고 임대주택을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비사업의 경우 인센티브 확충 등을 통해 사업자가 공공에 기여하는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재건축·재개발의 경우 정비구역 지정부터 완공까지 통상적으로 10년 내외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마저 주민들의 이견이 최소화됐다는 것을 전제로 하며 금리 등 부동산 경기에 좌우되기에 추진 기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반지하 주택 해소는 단기간으로 이뤄질 수 없는 만큼 전문가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남지현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축주 입장에선 반지하를 활용해서라도 임대 수익료를 얻고 싶어한다”며 “따라서 정부나 지자체가 건축주의 반지하 임대를 포기하게끔 하는 대신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빈집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가가 나서 빈집들을 리모델링하고 반지하 주민들을 이곳에 거주하게 유도하는 정책도 필요하다”며 “이외에도 침수 피해 지역을 면밀하게 분석해 차수막을 설치하는 등 집중호우 예방을 위한 선제적인 행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민 기자 jmpuhaha@kyeonggi.com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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