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공포에 잠긴 반지하... ‘권한 한계’ 부딪힌 경기도 [낡아버린 도시, 생명을 디자인하라]
道, 정비사업 정책 내놨지만... 현행 건축법 개정돼야 가능
경기·인천지역 도시가 늙어 가고 있다. 1970년부터 지어진 반지하 주택은 침수 피해의 우려를 한 몸에 받는 곳이며 노후한 산업단지는 급격한 시대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 곳곳 정비사업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질 않는 데다 도시재생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경기일보는 노후 도시를 위협하는 장마철인 7월을 맞아 ‘이슈M’을 통해 도시에 새 생명을 불어넣기 위한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경기도와 인천시가 지난해 8월 침수 피해를 계기로 반지하 주택 해소 등 대책을 마련했으나 관계 법령 개정과 같이 지방자치단체로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경기도와 인천시에 따르면 도내 반지하 주택은 8만7천914가구로 이 중에서도 침수 우려가 있는 해당 주택은 8천861가구(재난지원금·풍수해보험금 수령 기준)다. 인천의 경우 반지하 주택 2만4천207가구 중 3천917가구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지난해 8월 집중 호우로 경기도에선 반지하 주택 3천872가구, 인천시에선 406가구가 물에 잠긴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 2020년 도·시군경기도건축사회와의 협약을 통해 반지하 주택 신축을 억제하고 있으며 인천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지하주택 건축허가를 제한했다.
문제는 이미 지어진 반지하 주택이다. 개인의 사유 재산인 만큼 도는 용적률 상향 등으로 사업성을 높여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추진에 따라 해당 주택을 철거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정책은 △지하층 소멸에 따른 용적률 상향 △정비사업 추진 시 반지하에 대한 노후주택 기준 완화(준공 후 20년→10년) △정비계획 입안 내용 변경 등이다.
그러나 도의 이러한 정책들은 건축법 시행령에 특례를 추가하거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해야 하는 것으로 도의 자체 행정력으론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민간에서 정비사업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현행 건축법이 개정되지 않은 이상 지하층 면적이 새 건축물의 용적률에 포함되지 않아 사업성이 낮게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뿐만 아니라 반지하 주택 신축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건축법 개정안이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국회의원에 의해 대표 발의됐으나 현재는 국회 소관위원회 심사에 머물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는 ‘고지대와 경사지 반지하 주택은 침수 우려가 적고 주거 환경이 비교적 양호한 건축물의 주거 사용이 금지될 경우 과도한 규제로 여겨질 수 있다’는 식의 검토보고서를 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정비사업 자체가 오래 걸리는 데다 제약도 있지만 반지하 주택을 해소하긴 해야 한다”며 “정부를 향한 건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는 이와 관련해 이주 지원 및 매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정민 기자 jmpuhaha@kyeonggi.com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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