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콜라 아스파탐 논란…식약처 "매일 55캔 마셔야 위험"

지영호 기자 2023. 7.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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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의 아스파탐 유해물질 분류 가능성으로 국내 식품기업의 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보건당국이 소비자의 아스파탐의 위해도를 0%로 분석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IARC가 아스파탐을 2B군으로 분류하더라도 현재 평균 수준으로 매일 평생 먹어도 안전하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판단"이라며 "업계의 수용 가능성과 수입제품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규범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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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분류 예고 논란
지난해 1219개 제품평가
식약처 "위해도 0% 수준"
WHO, '2B군' 지정해도 김치·피클과 등급 같아
'안전' 판단 현상유지 무게
= 9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 음료 판매대에서 소비자들이 음료를 구입하고 있다. /뉴스1


세계보건기구(WHO)의 아스파탐 유해물질 분류 가능성으로 국내 식품기업의 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보건당국이 소비자의 아스파탐의 위해도를 0%로 분석하고 있다. 식약처는 WHO의 결과가 나오면 어떤 기준에서 판단했는지 분석한 뒤 최종 입장을 밝힌다는 계획이지만 현상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18세 이하의 선호식품 1219개 제품을 대상으로 식품첨가물 섭취 수준을 평가한 결과 감미료로 쓰이는 아스파탐의 위해도는 0.0%로 조사됐다.

위해도는 일일섭취허용량(ADI) 대비 일일추정노출량에 100을 곱한 수치로 숫자가 높을수록 소비자에 위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아스파탐의 검출률은 0.9%로 조사돼 다른 감미료에 비해 최대 50%(사카린나트륨), 최소 6.3% 수준에 불과했다. 일일추정노출량 역시 0.2μg/kg(bw/day)으로 일일섭취허용량 40mg/kg을 크게 밑돌았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식품첨가물 섭취 수준 평가에서도 아스파탐의 위해도는 0.0%로 조사됐다. 식약처가 지난 5월 발표한 아스파탐의 일일추정노출량은 19.3μg/kg으로 18세 이하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일일섭취허용량이 더 높게 나타난 다른 감미료나 보존료, 발색제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전국민 대상으로 한 2019년 식품첨가물 기준 및 규격 재평가 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전체 아스파탐 섭취량은 일일섭취허용량 대비 0.12%다. 이는 60kg 성인이 250ml짜리 다이어트 콜라를 하루 55캔 이상 매일 먹어야 일일섭취허용량을 넘어선다. 막걸리 역시 750ml 기준 매일 33병을 마셔야 도달하는 수치다.

식약처는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표가 나오면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입장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IARC가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2B군)' 물질로 분류한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예측이다.

예컨대 한국만 독자적으로 아스파탐 사용을 금지하게 되면 국내 기업 뿐 아니라 해외 제품도 수입을 금지해야 하는데 이 경우 해당 기업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국제무역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각 나라가 자의적으로 기준을 달리하기 어려운 이유다.

2B군 분류가 암을 유발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보건당국이 독자적인 판단을 유보하는 이유다. IARC가 인체 암 유발 물질 등급을 5등급으로 나누는데 2B군은 3등급에 해당된다. 이 등급에는 김치나 피클이 포함돼 있다. 이보다 높은 등급인 1군에는 술·담배 뿐 아니라 햇볕을 쬐면 노출되는 자외선을 비롯해 미세먼지·X선 등이 포함돼 있다. 과도한 섭취나 노출이 문제이지 일상생활에서 문제될 것은 없다는 지적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IARC가 아스파탐을 2B군으로 분류하더라도 현재 평균 수준으로 매일 평생 먹어도 안전하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판단"이라며 "업계의 수용 가능성과 수입제품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규범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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