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제한·첩첩 규제에… 이대 상권 ‘10년 비명’
2013년 市가 ‘쇼핑·관광권역’ 지정
카페 입점까지 규제… 올 4월 풀려
지난달 28일 이화여대 정문 앞. 이곳에서 신촌기차역으로 가는 200m쯤 되는 거리를 걷는 동안 1층 점포 30여 곳 중 20여 곳에 ‘임대 문의’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이대 상권’ 중심도 곳곳이 공실(空室)이었다. 5~6개 건물이 붙어있는 블록 전체가 아예 텅 빈 곳도 있었다.
이대 주변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2030 세대가 가장 많이 찾아 최신 트렌드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 같은 상권이었다. 커피 체인점 시대를 연 스타벅스(1999년), 중저가 화장품 로드숍(가두점) 트렌드를 만든 미샤(2002년)가 모두 이대 앞에 1호점을 냈다.
이대 상권 쇠락은 2013년 서울시가 이곳을 ‘쇼핑·관광 권역’으로 지정하면서부터다. 당시 옷가게와 미용실이 몰린 점을 반영해 특화하겠다는 취지였다. 이 때문에 해당 구역은 의류 및 잡화, 이·미용원으로 제한됐다. 다른 업종이 들어서려면 주차장을 필수로 설치해야 하는 등 없던 규제를 만들었다. 음식점이나 카페조차 들어올 때 규제를 받으니 이대 상권을 기피하게 됐다. 이러는 동안에 이대 앞은 똑같은 업종만 있는, 매력 없는 상권으로 변했다. 여기에 사드 사태와 코로나까지 덮치면서 이대 상권은 직격탄을 맞았다. 1997년부터 이대 앞에서 26년간 운영했던 분식집조차 지난 5월 문을 닫았다.
지난 4월에서야 서대문구가 나서 업종 제한을 풀었다. 이대 상인회는 “탁상공론식 행정으로 나온 육성책은 없는 정책보다 못하다는 것을 지난 10년 동안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철도노조, 18일 태업 예고...열차 일부 지연 가능성
- 외국인 전세사기 피해 막는다…서울시, 7개 국어 임대차 상담 시작
- “강남까지 10분이면 간다더니”... 위례신사선 또 불발에 위례주민들 궐기대회
- “이란, 대선 전 미 정부에 ‘트럼프 암살 안한다’고 했다”
- 여의정 협의체 두번째 회의... 협의점 못찾고 평행선만 달려
- 고열 호소 하루 만에 패혈증으로 환자 사망...진단 의사, 대법서 무죄
- ‘꼴찌의 반란’ 김민선, 시즌 왕중왕전 위믹스 챔피언십 정상
- HL안양 6연승 ..단독 선두질주
- 중국 어선 500척이 서귀포 앞바다에 우르르...무슨 일?
- [오늘의 운세] 11월 18일 월요일(음력 10월 18일 丙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