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평상·파라솔도 강제철거… 주민들 “속이 다 시원”

해수욕장·유원지 좋은 자리 선점
정부, 시행령 개정해 모두 없애

30일 오후 제주 금능해수욕장 야영장에서 알박기 텐트 강제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2023.6.30/뉴스1

최근 정부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유원지나 해수욕장 등에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장기간 설치해 둔 이른바 ‘알 박기 텐트’ 철거에 나서고 있다. 야영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꾸거나 아예 폐쇄한 곳도 있다.

제주시는 지난달 30일 제주시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에 방치된 텐트 35개를 모두 철거했다. 30개는 공무원과 지역 청년회 관계자들이 동원돼 철거했고, 나머지 5개는 철거 소식이 알려지자 주인들이 스스로 철거했다. 이들 텐트는 제주시의 자진 철거 명령에도 1년 가까이 한자리를 독차지해 다른 이용자들의 불편을 야기해 왔었다. 주민 김기남(51)씨는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낡은 텐트들이 싹 철거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고 했다.

철거된 텐트 안에는 매트와 이불, 장작까지 그야말로 온갖 살림살이가 있었다. 텐트 등은 오래 방치돼 재사용이 쉽지 않아 보였지만, 앞으로 소유자가 나타날 수도 있어 ‘폐기’가 아닌 ‘보관’으로 분류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앞으로 협재·금능해수욕장뿐 아니라 모든 해수욕장이나 야영장에 방치된 알 박기 텐트를 철거하고, 무료 주차장을 선점하고 있는 알 박기 캠핑카도 이동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는 지난 2019~2022년 대대적인 계곡 정비로 불법 시설물 1만2190개를 적발해 1만2177개(99.9%)를 철거했다. 경기도는 불법행위 재발을 막기 위해 이달부터 8월 27일까지 두 달간 각 시·군과 합동으로 하천 내 불법행위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주요 점검 대상은 포천 백운계곡, 가평 조종천, 양주 장흥계곡 등 경기도 24개 시·군 140개 하천·계곡이다. 특히 파라솔과 평상, 장박 텐트 등 불법 시설물을 무단으로 설치하는 사례가 집중 점검 대상이다. 쓰레기·폐기물 무단 투기와 방치, 불법 영업 행위도 점검할 예정이다.

경남 창원시도 이달부터 알 박기 텐트 단속을 시행한다. 이를 위해 북면수변생태공원·대산수변체육공원 등 지역 내 모든 하천을 ‘국가하천 낙동강 야영·취사 등의 금지 지역’으로 지정했다. 계도 기간을 거친 뒤 과태료를 부과하고, 이후에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