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종목 남자 개인전 첫 금메달 누가 딸까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7. 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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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AG 82일 앞으로
신진서 우승 후보 1순위
박정환 ‘금 넷’ 신화 도전
中, 선수 선정 놓고 고심
9월 24일 개막하는 아시안게임 남자 개인전 첫 우승자는 누가 될까. 유력한 금 후보로 꼽히고 있는 신진서(왼쪽부터), 박정환, 커제. /한국기원

세계 최고 기사들이 수억원 우승 상금이 걸린 메이저 대회보다 아시안게임을 우선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기를 아로새긴 단복을 입고 나가는 유일한 무대이기 때문이다. 기회 희소성도 큰 몫을 한다. 4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나마 차기 대회에 바둑 종목이 존속한다는 보장도 없다.

9월 24일 항저우서 개막하는 올해 대회엔 남자 개인전 종목이 신설돼 주목도가 더 높아졌다. 우승자는 아시안게임 최초의 개인전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국가별 단체전 출전자 6명 중 최대 2명이 개인전에 출전할 수 있다. 한국은 지난달 신진서와 박정환을 대표로 확정했다. 톱랭커 신진서는 자동 선발됐고, 2위 박정환은 단체전 대표 6명 토너먼트를 거쳐 뽑혔다. 한국으로선 최상의 조합이란 평가다.

신진서는 인터뷰 때마다 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와 각오를 밝혀왔다. 처음 메이저 세계 정상에 오른 2020년부터 “아시안게임 대표로 나가고 싶다”고 했고, 지난달 란커배 우승을 놓친 뒤에도 “잉씨배(8월)와 아시안게임에서 만회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정환은 2010년 광저우 2관왕이다. 남자 단체전 외에 이슬아와 함께 혼성 페어 종목도 제패했다. 이번엔 남자 개인·단체전을 석권해 전무후무할 4관왕에 오르는 것이 그의 야심이다. 선발전 통과 후 박정환은 “힘들게 올라온 만큼 개인전서도 꼭 메달을 따겠다”는 출사표를 올렸다.

개인전 금메달 다툼도 한·중 대결로 모아진다. 단체전 멤버인 커제(중국 1위), 미위팅(2위), 양딩신(4위), 리친청(7위), 자오천위(10위), 양카이원(19위·이상 6월 기준) 등 6명 중 2명이 개인전에도 출전한다. 하지만 6월 말까지 결정한다던 개인전 선수 명단은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국 대표팀은 작년 결성됐다가 코로나 사태로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지난 5월 재선발전을 치렀다. 그 과정에서 커제, 미위팅, 자오천위, 양카이원 등 4명이 새로 선발된 대신 구쯔하오(3위), 리쉬안하오(5위), 판팅위(8위), 퉈자시(17위)가 밀려났다.

란커배서 신진서를 꺾고 우승한 구쯔하오의 탈락이 눈길을 끈다. 17일부터 변상일과 춘란배 패권을 다툴 리쉬안하오도 빠졌다. 현역 세계 챔프(LG배)인 딩하오(6위)는 이번에도 6명 대표 진입에 실패했다. 간판스타 커제가 막차로 합류한 것이 유일한 위안이다.

중국 대표팀 위빈 감독은 “작년에 비해 랭킹은 높지 않지만 젊고 강한 선수들이 뽑혀 만족스럽다”며 애써 여유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개인전 출전자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중국 측의 고심이 그만큼 깊다는 방증이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신진서와의 개인전 ‘맞짱 승부’는 부담스러울 것이다.

개인전 대표는 커제, 양딩신, 미위팅 셋 중에서 선정될 공산이 높다. 신진서는 커제에게 9승 11패로 열세지만 최근 4연승 중이다. 양딩신과는 7승 6패, 미위팅에겐 10승 4패로 앞서 있다. 박정환은 이들에게 각각 16승 14패, 6승 2패, 11승 6패로 우세하다.

상대 전적을 감안해 리친청이 나올 수도 있다. 리친청은 신진서와 5대5, 박정환과는 2대2로 호각이며 속기(速棋)에 특히 강하다. 이번 대회는 각자 1시간, 30초 초읽기 3회로 치러진다.

출전 엔트리 마감일은 오는 15일. 일본도 아직 개인전 출전자를 확정하지 않았다. 대만은 쉬하오훙과 라이진푸가 첫 개인전 금메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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