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K이노 “탈탄소 강화” 실탄 확보전

홍석호 기자 2023. 7. 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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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탈탄소'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자금 마련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정유와 석유화학 등 전통 산업을 바탕으로 차세대 먹거리인 배터리 사업을 키워낸 두 기업이지만 현재 사업구조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제2의 배터리'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 "언제든 적자 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출발 이 같은 석유화학 기업들의 변화는 현재와 같은 탄소 중심 사업구조로는 장기 성장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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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비주력 사업 정리 나서
여수NCC 2공장 매각설까지
SK이노, 1조원대 유상증자 결정
“친환경 자산비중 내년 70%로 확대”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탈탄소’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자금 마련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정유와 석유화학 등 전통 산업을 바탕으로 차세대 먹거리인 배터리 사업을 키워낸 두 기업이지만 현재 사업구조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제2의 배터리’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 한계사업 정리하고, 현금 확보 나서

3일 재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비주력사업 정리에 나서고 있다.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지난달 임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한계사업에 대한 구조 개혁을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하겠다”며 “범용 사업 중 경쟁력이 없는 사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이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매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힘을 얻는다. LG화학은 이날 공시를 통해 매각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석유화학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혁신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 중이다. 30년 넘은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사업을 지난달 사모펀드에 매각한 것도 혁신 신약 개발과는 거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도 일찌감치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이 회사의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옛 SK종합화학)은 2020년 12월 국내 최초 상업 가동에 들어간 울산 소재 NCC의 가동을 48년 만에 멈췄다. SK지오센트릭은 당시 “시황에 민감한 범용제품 비중을 축소하고 고부가 화학소재로 딥체인지를 추진하겠다”며 가동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탄소에서 친환경)’ 전략을 통해 내년 친환경 자산 비중을 70%까지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2025년 달성 목표를 1년 앞당겼다. 이를 위해 지난달 1조 원대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유상증자 소식이 알려진 뒤 SK이노베이션 노조는 “구성원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자”는 취지의 성명서를 내 회사 측 의사결정에 힘을 더했다.

● “언제든 적자 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출발

이 같은 석유화학 기업들의 변화는 현재와 같은 탄소 중심 사업구조로는 장기 성장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에너지 산업과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탄소·플라스틱 규제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기존과 같은 방식의 정유, 석유화학 사업의 한계에 대해 구성원들이 공감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불황에 접어든 상황도 변화에 속도를 내게 만든다. 지난해 1분기(1∼3월) SK이노베이션(1조6490억 원)과 LG화학(1조248억 원)은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 SK이노베이션은 적자 전환했고, LG화학도 1000억 원대 영업이익에 그쳤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정유나 석유화학 사업이 국제유가나 경기에 따라 언제든 적자가 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대기업들의 체질 개선을 앞당기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유상증자와 구조조정 등의 행보가 통상 부정적 이슈로 여겨지지만, 기업의 현금 마련이 미래 사업을 위한 행보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선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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