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여성이 아름답게 태어났다는 사실, 바비가 알려줘요”

최지선 기자 2023. 7. 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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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비율에 탐스러운 금발, 쭉 뻗은 다리와 한 손에 잡히는 가느다란 허리로 완벽을 뽐내는 바비 인형.

완벽한 모습을 잃은 바비는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켄(라이언 고슬링)과 함께 현실 세계로 떠난다.

주연과 제작을 맡은 로비는 "금발 머리에 스트라이프 수영복까지, 전형적인 모습의 바비는 현실로 나가 인간 글로리아와 만난다"며 "(세상이) 여성들에게 엄마, 동료, 친구로서 완벽한 모습을 요구하지만 글로리아를 통해 이것이 얼마나 모순적인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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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비’ 19일 개봉 앞두고
주연 마고 로비-거위그 감독 방한
완벽한 몸매 자랑하던 ‘핑크’ 바비
현실세계 알게되는 과정 그려
“로비, 생일 축하해요” 영화 ‘바비’에서 주인공 바비를 연기한 마고 로비(왼쪽)와 글로리아 역을 맡은 아메리카 페레라가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선물 받은 생일 축하 떡 케이크를 들고 있다. 전날은 로비의 생일이었다(위쪽 사진). ‘바비’에서 바비가 하이힐을 신기 불편할 정도로 평평해진 발을 다른 바비들에게 들어보이며 놀라 소리를 지르고 있다. 뉴스1·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완벽한 비율에 탐스러운 금발, 쭉 뻗은 다리와 한 손에 잡히는 가느다란 허리로 완벽을 뽐내는 바비 인형. 근심 걱정 없는 바비랜드에서 남자친구 켄과 영원히 행복할 것만 같은 바비가 냉혹한 현실 세계를 알게 된다면 어떨까. 하이힐을 신고 계단을 오르면 발바닥에 불이 나고, 완벽하다 믿었던 외모와 몸매에서도 서서히 결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침에 침대에서 눈을 뜨면 몸은 천근만근, 세월이 흐르면 늙고 죽는다는 사실까지…. 바비가 ‘매운맛 현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바비’가 19일 개봉한다.

‘바비’에서 바비 역을 맡은 마고 로비는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팬들이 열광적으로 환대해줘서 눈물이 날 뻔했다”고 했다. 그는 전날 내한해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팬들을 만났다. 마침 이날이 그의 생일이라 팬들로부터 축하와 선물 세례를 받았다. 그는 “생일을 이렇게 기념한 적이 없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즐거웠다”고 했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어글리 베티’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아메리카 페레라(글로리아 역)는 한국어로 “대박!”이라고 말한 뒤 “아름다운 도시 서울에 와서 정말 기쁘다”고 했다.

‘바비’는 마텔사의 바비 인형을 소재로 한 실사 영화다. 모든 것이 완벽한 바비랜드에 사는 바비는 하루하루가 즐겁다. 장난감 인형집처럼 내부가 노출된 드림하우스에서 생활하는 바비는 아침에 상쾌하게 일어나 샤워를 하면 알맞게 구워진 빵이 저절로 접시에 날아온다. 사람의 손으로 움직이듯 계단을 밟지 않고 사뿐히 날아 2층에서 내려온다. 다른 바비들과 함께 예쁜 옷을 입고 매일 밤 파티를 연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항상 하이힐을 신도록 고정됐던 까치발이 무너지면서 온 발바닥이 땅에 닿고, 허벅지에선 울퉁불퉁한 셀룰라이트가 보인다. 완벽한 모습을 잃은 바비는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켄(라이언 고슬링)과 함께 현실 세계로 떠난다.

주연과 제작을 맡은 로비는 “금발 머리에 스트라이프 수영복까지, 전형적인 모습의 바비는 현실로 나가 인간 글로리아와 만난다”며 “(세상이) 여성들에게 엄마, 동료, 친구로서 완벽한 모습을 요구하지만 글로리아를 통해 이것이 얼마나 모순적인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페레라는 영화에 대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스스로가 자신의 ‘최고 버전’이라는 점을 아는 것, 우리는 모두 아름답고 완벽하게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날씬한 백인 바비도 나오지만 살찐 바비, 흑인 바비, 장애인 바비 등 실제 세계를 반영한 캐릭터가 많이 등장한다.

연출과 각본을 맡은 그레타 거위그 감독도 두 배우와 함께 내한했다. 거위그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떠오르는 여성 감독이다. 영화 ‘레이디 버드’(2017년)로 골든글로브 영화 뮤지컬·코미디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고, ‘작은 아씨들’(2019년)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영화 ‘결혼 이야기’(2019년)의 노아 바움백 감독이 ‘바비’의 공동 각본을 맡았다. 두 사람은 연인 사이다.

거위그 감독은 “어릴 때 들어가고 싶었던 바로 그 세계인 바비랜드를 만드는 과정이 너무나 신났다”고 말했다. 그는 “바비는 (진취적인 여성상으로) 세상을 앞서 나간 적도 있지만 (완벽한 외모를 강요하며) 세상에 뒤처지기도 했다”며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바비라는 캐릭터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을 규정하는 정체성을 넘어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려 했다”고 밝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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