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29> 넷플릭스 시리즈 ‘셀러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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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누군가에게 전화번호를 물었더니 "요즘엔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묻지 않나요?"란 대답을 들었다.
그렇게 옛날사람이 돼간다.
괜히 서럽고 관심이 필요할 땐 음성통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옛날사람과 통화로 수다를 떨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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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누군가에게 전화번호를 물었더니 “요즘엔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묻지 않나요?”란 대답을 들었다. 그렇게 옛날사람이 돼간다. 딱히 불만은 없다. “옛날 옛적에 비싼 스마트폰 요금제를 선택해 통화를 무제한으로 마음껏 하기도 했단다” 같은 ‘라떼’(나 때)의 이야기도 누군가는 후대에 들려줘야 하는 것이다. 음성통화를 꺼려하는 ‘전화공포증’으로 한때 가진 자의 특권이었던 통화 무제한의 메리트도 사라진 지 오래다.
피드도 스토리도 거의 올리는 경우가 없지만,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든 이유는 수많은 페이스북 친구들이 인스타그램으로 망명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재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곳에서는 다들 나만 쏙 빼놓고 멋지고 이국적인 풍광이 펼쳐진 곳에서 멋진 차림으로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있거나 생소한 메뉴의 음식과 음료를 경쟁하듯 인증하고 있다. 그중 최상위에 자리 잡고 영향력을 과시하는 이들이 바로 유명하기로 유명한 ‘인플루언서’들이다.
‘유명해져라. 그러면 ×을 싸도 열광할 것이다’. 한때 앤디 워홀의 발언이라고 잘못 알려진, 출처를 알 수 없는 유명한 말로 시작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12부작 드라마 ‘셀러브리티’는 무조건적인 추앙받고 있는 동경의 대상이자 동시에 한순간에 공공의 적으로 비난받고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아슬아슬하고 드라마틱한 인플루언서들의 공공연한 비밀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드라마다. 올해 공개될 ‘오징어게임2’ ‘스위트 홈2’에 캐스팅돼 차기 ‘넷플릭스 공무원’으로 자리 잡을 배우 박규영이 주연을 맡았다. 공개된 지 4일 만에 TV쇼 글로벌 4위를 차지했다.
때로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큰 영향력을 과시하지만 연예인과 달리 단단한 지지층이 없어 내쳐질 땐 더 가혹하고 자비심 없이 내쳐지는 존재들. 그럼에도 어떻게든 유명해지려고 갖은 노력을 다하는 건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유명해지는 게 결국 돈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셀러브리티’를 정주행한 뒤, 지금껏 그래왔듯 혹시라도 유명해지지 않도록 거듭 주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괜히 서럽고 관심이 필요할 땐 음성통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옛날사람과 통화로 수다를 떨어야겠다. 낡은 방식이 아니라, 클래식하고 빈티지한 취향이라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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