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오염수 괴담, 과학자 모욕하는 언행 중단하라

노석균 과실연 명예대표·前 영남대 총장 2023. 7. 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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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로 나라가 혼란스럽다. 정부·여당은 오염수 방류가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이 과학적 팩트라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방사능 테러”라며 방류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문제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오염수를 분석해 인체·바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판단하면 된다. 오염수의 과학적 검증이란 난해한 퍼즐 풀기가 아니라 아니라 방류 전후 시료를 채취해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과 절차로 성분 분석을 하는 것이다. 지금 혼란은 누구에게도 도움 되지 않는 소모적인 논쟁에 불과하다.

오염수 방류 반대 측 주장을 보면 과학자를 모욕하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유엔 산하의 원자력 관련 최고 국제기구인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오염수 검증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일본의 IAEA 분담금 규모가 3위라서 무조건 일본 입장을 존중하는 검증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방류수의 분석 데이터를 일본 입장에 맞춰 조작한다는 말과 같다. 이런 주장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과학과 과학자를 모욕하는 처사다.

17세기 갈릴레이가 천체 망원경 관측을 바탕으로 기존 천동설을 부정하고 지동설을 주장했을 때, 종교재판은 유죄 판결을 내렸다. 당시 종교 지도자들이 갖은 압박으로 과학적 사실을 부정했지만 팩트는 변할 수 없다는 것이 역사적 진실이다. 종교의 힘으로 과학자를 감옥에 보낼 수는 있어도 그 과학자가 발견한 과학적 사실에서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과학적으로 입증·검증된 사안은 정치, 종교, 여론, 폭력 등 외부적인 힘에 따라 변경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과학적 사실은 오직 또 다른 과학적인 팩트에 따라서만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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