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은 내리는데 아이스크림 왜 올라
유가공제품 가격 상승도 불가피
최근 라면·과자·빵을 비롯한 가공식품 가격이 잇따라 인하됐지만, 아이스크림·우유 값은 오히려 올라갔거나 더 오를 전망이다. 아이스크림과 우유 값은 젖소에서 짜낸 원유 가격에 따라 좌우되는데, 국내 낙농가에서 공급하는 원유(原乳) 가격이 매년 오르기 때문이다. 빙과·유가공업계에선 이르면 8월쯤부터 원유 가격이 기존 가격에서 1L당 69∼104원 정도 추가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품 값을 내리는 게 쉽지 않다며 고심하고 있다.
롯데웰푸드(구 롯데제과)·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같은 빙과 업체들은 지난 2월 할인점, 일반 수퍼마켓 제품 공급 가격을 다같이 13.7%가량 올렸다. 여기에 롯데웰푸드는 이달 1일부터 스크류바, 돼지바, 수박바 같은 제품의 편의점 공급가격도 25% 올렸다.
특히 우유 값의 경우, 흰 우유가 조만간 1L 한 통에 3000원을 넘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우유의 1L 가격은 2890원이고,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의 흰 우유 900mL 가격은 각각 2860원, 2880원이다. 현재 낙농가와 유가공업체 관계자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이르면 올해 8월 1일부터 흰 우유는 1L당 69~104원, 가공유(탈지분유·치즈·아이스크림에 쓰이는 우유)는 L당 87~130원씩 추가로 올리는 방안을 협상하고 있다. 원유 가격을 1L당 69원씩만 올려도 흰 우유는 1L에 3000원을 넘게 된다.
낙농가는 그동안 매년 생산비가 오르면 우유 값을 올리는 ‘생산비 연동 방식’을 주장해왔다. 올해는 처음으로 흰 우유, 가공유를 나눠 원유 가격을 협상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L당 원유 가격은 현재 996원에서 최소 1065원으로 6.9% 이상 오르게 된다. 역대 최대 인상 폭이다.
유가공업체들은 현행 제도상 정해진 가격의 원유를 일정 물량은 낙농가로부터 반드시 매입해야만 하는 ‘원유쿼터제’를 따르고 있다.최근 저출산으로 우유 수요가 크게 줄었음에도 낙농가는 매년 가격을 올려왔다. 한 유가공업체는 “실제 필요한 물량이 170만t이라면, 구매해야 하는 물량은 195만t인 식”이라면서 “매년 원유 가격은 오르고 매입해야 하는 양도 줄지 않는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내리라는 압박이 거세지니 여러모로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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