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 D램·파운드리 기술책임자 동시 교체
D램 개발실장에 황상준
파운드리 CTO엔 정기태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핵심 축인 D램(메모리)과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술 총괄 임원을 동시에 교체하는 부사장급 임원 인사를 3일 단행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D램은 경쟁자와 기술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고, 파운드리는 세계 1위 대만 TSMC와 점유율이 점차 벌어지는 가운데 물갈이 인사로 쇄신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메모리 반도체 가운데 D램 개발을 책임지는 D램 개발실장에는 황상준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이 선임됐다. 선행개발팀장은 유창식 부사장, 설계팀장은 오태영 부사장이 맡는다.
파운드리 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에는 정기태 기술개발실장이 선임됐다. 후임 기술개발실장에는 구자흠 파운드리 기술개발실 부사장이 임명됐다.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에서 SK하이닉스와 기술 격차가 사실상 사라졌고, 파운드리에서도 2030년 세계 1위를 목표로 내세웠는데 점유율 차이가 오히려 커지고 있어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던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업황 부진이 하반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차세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이 같은 부사장급 이하 인사와 함께 일부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D램 개발실 산하에 있던 설계 1팀, 2팀 등의 조직을 설계팀으로 통합했다.
D램 개발실은 AI 반도체 시장이 커지면서 가장 주목받는 조직이다.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한 고부가·고성능 D램인 HBM이 엔비디아 등이 만드는 AI 두뇌 반도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연내 4세대 제품인 HBM3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파운드리에선 최첨단 3나노 공정을 더욱 고도화해 ‘큰손’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TSMC와 2025년 2나노 양산을 두고 치열한 기술 패권 경쟁도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인텔, 일본 라피더스까지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DS 부문은 지난해에도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닌 6월쯤 부사장급 임원 교체를 단행했다.
한종희 부회장이 이끄는 완제품(DX) 부문에선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 등을 담당하는 네트워크사업부가 ‘선행개발팀’을 신설했다. 차세대 선행 기술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삼성전자 측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시적으로 인사와 조직개편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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