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문제서 촉발한 佛시위… 쌓였던 종교차별-양극화 분노 폭발
파리=조은아 특파원 2023. 7. 4. 03:01
18년 전 이민자 폭동때와 달리
학교-이웃 등 무차별 공격으로 번져
“고질적 빈곤문제 해결없인 또 재연”
학교-이웃 등 무차별 공격으로 번져
“고질적 빈곤문제 해결없인 또 재연”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경찰 총격에 사망한 17세 알제리계 프랑스 소년 ‘나엘’의 죽음이 촉발한 시위가 경찰 등 공권력을 일방적으로 반대하는 ‘묻지 마 폭력’ 사태로 변질되고 있다. 파리 근교 도시 코르베유에손에서는 시위대가 이번 사태와 무관한 경찰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며 ‘좋은 경찰은 죽은 경찰’ ‘우리가 법이다’라는 문구를 건물 벽에 붙였다.
시위가 이웃 벨기에, 스위스는 물론이고 중남미 기아나, 카리브해의 마르티니크섬, 서인도양의 레위니옹섬 등 전 세계 프랑스어권 지역으로 확대되는 양상도 뚜렷하다.
● 인종·종교·빈곤 문제 겹쳐 분노 폭발
2일(현지 시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나엘 사망으로 인해 지난달 27일부터 6일째 이어진 이번 시위는 3주간 지속됐던 2005년 이민자 폭동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8년 전 볼 수 없던 방화, 강도, 사업체 약탈, 공무원에 대한 공격 등이 빈번할 뿐 아니라 나엘의 죽음과 관계없는 자신의 학교, 직장, 이웃 등 지역 커뮤니티를 공격하는 양상 또한 뚜렷하다. 2005년 시위는 북아프리카계 10대 소년 두 명이 경찰 검문을 피하려다 변압기에 감전사한 사건에 반발해 발생했다.
이날 파리 근교 도시 세브랑에서도 폭도들이 경찰서와 시청을 직접 공격했다. 브뤼노 피리우 코르베유에손 시장은 “젊은이들이 조직적으로 같은 옷을 입고 행동하는 걸 봤다. 흰 작업복과 큰 안경을 쓴 7명이 카메라가 설치된 기둥을 잘랐다”고 전했다. 남부 라이레로즈에서는 한 차량이 시장 자택으로 돌진해 시장의 일부 가족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시위로 인한 피해 규모는 18년 전의 피해를 이미 넘어섰다. 내무부는 이날까지 6일간의 시위 중 불에 탄 차량이 최소 5000여 대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약 1000채의 건물이 불에 타거나 훼손, 약탈당했다. 경찰서나 헌병대에 대한 공격도 250건이 발생했다. 진압 등에 투입됐다 부상을 입은 경찰은 7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그간 프랑스 사회를 지탱해 왔던 ‘톨레랑스(관용)’ 정신에 가려진 채 곪을 대로 곪았던 인종·종교차별, 양극화 등의 문제가 한꺼번에 터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5년 사태 이후에도 프랑스의 사회 분열, 이민자의 빈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분석했다. 무슬림 등 비(非)백인계 이민자가 겪는 고질적 빈곤과 차별 등을 해소하지 않으면 언제든 이번과 비슷한 시위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어권 지역으로 번진 시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일 저녁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 등 주요 각료와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계속 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위가 격렬한 마르세유 등 일부 지역에 특수 부대 ‘지젠’까지 투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4일에도 전국 주요 도시 시장과 대책 회의를 열기로 했다.
그러나 시위는 세계 곳곳의 프랑스어권 지역에서도 이민자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기아나의 54세 남성이 지난달 29일 폭도가 쏜 유탄에 맞아 숨지는 등 민간인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소셜미디어는 경찰 총격으로 숨진 나엘의 사건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지만 시위의 폭력성을 강화하는 기제로도 작동하고 있다. 경찰은 스위스 로잔에서 1일 밤 일어난 약 100명 규모의 폭력 시위 사태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직됐으며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폭력 시위에 자극받아 벌어진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마크롱 정권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폭동을 조직하거나 전파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상점 주인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시위가 이웃 벨기에, 스위스는 물론이고 중남미 기아나, 카리브해의 마르티니크섬, 서인도양의 레위니옹섬 등 전 세계 프랑스어권 지역으로 확대되는 양상도 뚜렷하다.
● 인종·종교·빈곤 문제 겹쳐 분노 폭발
2일(현지 시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나엘 사망으로 인해 지난달 27일부터 6일째 이어진 이번 시위는 3주간 지속됐던 2005년 이민자 폭동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8년 전 볼 수 없던 방화, 강도, 사업체 약탈, 공무원에 대한 공격 등이 빈번할 뿐 아니라 나엘의 죽음과 관계없는 자신의 학교, 직장, 이웃 등 지역 커뮤니티를 공격하는 양상 또한 뚜렷하다. 2005년 시위는 북아프리카계 10대 소년 두 명이 경찰 검문을 피하려다 변압기에 감전사한 사건에 반발해 발생했다.
이날 파리 근교 도시 세브랑에서도 폭도들이 경찰서와 시청을 직접 공격했다. 브뤼노 피리우 코르베유에손 시장은 “젊은이들이 조직적으로 같은 옷을 입고 행동하는 걸 봤다. 흰 작업복과 큰 안경을 쓴 7명이 카메라가 설치된 기둥을 잘랐다”고 전했다. 남부 라이레로즈에서는 한 차량이 시장 자택으로 돌진해 시장의 일부 가족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시위로 인한 피해 규모는 18년 전의 피해를 이미 넘어섰다. 내무부는 이날까지 6일간의 시위 중 불에 탄 차량이 최소 5000여 대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약 1000채의 건물이 불에 타거나 훼손, 약탈당했다. 경찰서나 헌병대에 대한 공격도 250건이 발생했다. 진압 등에 투입됐다 부상을 입은 경찰은 7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그간 프랑스 사회를 지탱해 왔던 ‘톨레랑스(관용)’ 정신에 가려진 채 곪을 대로 곪았던 인종·종교차별, 양극화 등의 문제가 한꺼번에 터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5년 사태 이후에도 프랑스의 사회 분열, 이민자의 빈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분석했다. 무슬림 등 비(非)백인계 이민자가 겪는 고질적 빈곤과 차별 등을 해소하지 않으면 언제든 이번과 비슷한 시위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어권 지역으로 번진 시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일 저녁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 등 주요 각료와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계속 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위가 격렬한 마르세유 등 일부 지역에 특수 부대 ‘지젠’까지 투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4일에도 전국 주요 도시 시장과 대책 회의를 열기로 했다.
그러나 시위는 세계 곳곳의 프랑스어권 지역에서도 이민자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기아나의 54세 남성이 지난달 29일 폭도가 쏜 유탄에 맞아 숨지는 등 민간인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소셜미디어는 경찰 총격으로 숨진 나엘의 사건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지만 시위의 폭력성을 강화하는 기제로도 작동하고 있다. 경찰은 스위스 로잔에서 1일 밤 일어난 약 100명 규모의 폭력 시위 사태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직됐으며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폭력 시위에 자극받아 벌어진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마크롱 정권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폭동을 조직하거나 전파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상점 주인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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