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망명 민주화 운동가에 첫 현상금…8명에 13억원

신정원 기자 2023. 7. 4.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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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이 해외로 망명한 민주화 운동가 8명에게 총 13억원이 넘는 현상금을 내걸었다.

CNN,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3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배령이 내려진 망명 민주화 운동가 8명에 대해 한 명 당 100만 홍콩달러(약 1억6700만원), 총 800만 홍콩달러(약 13억3300만원)의 현상금을 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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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법원, 네이선 로 등 8명에 체포영장 발부
홍콩보안법 위반 260명 체포…79명 유죄판결
로 "정치적 위협·협박-두려움에 굴해선 안 돼"
[베를린=AP/뉴시스] 홍콩 경찰은 3일 해외로 망명한 홍콩 민주화 운동가 8명에 대해 한 명 당 100만 홍콩달러(약 1억67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사진은 대상자 중 한 명인 활동가 네이선 로가 2020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2023.07.04.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홍콩 경찰이 해외로 망명한 민주화 운동가 8명에게 총 13억원이 넘는 현상금을 내걸었다.

CNN,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3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배령이 내려진 망명 민주화 운동가 8명에 대해 한 명 당 100만 홍콩달러(약 1억6700만원), 총 800만 홍콩달러(약 13억3300만원)의 현상금을 건다고 밝혔다. 홍콩보안법 시행 3년 만에 현상금을 내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 경찰은 기자회견에서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면서 "우리는 쇼를 하거나 테러를 퍼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법을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이 법 위반으로 체포된 사람은 260명이며, 이 중 79명이 전복과 테러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8명은 네이션 로·데니스 쿽·테디 후이 전 입법회(의회) 의원, 변호사 케빈 얌, 민주 활동가 핀 라우·애나 쿽·엘머 위엔, 노조원 멍시우탯 등 남성 7명과 여성 1명이다. 이들은 홍콩과 범죄인인도조약을 중단한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에 머물고 있다.

홍콩보안법은 분리독립, 국가전복, 테러, 외부 세력과의 결탁 행위 등을 금지, 처벌하도록 한 법으로,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 2020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벌어졌던 그해 6월 시행됐다.

친중국 홍콩 정부는 "이 법이 혼돈을 끝내고 도시의 안정을 회복했다"고 주장했지만, 비평가들은 홍콩 자치권과 사법독립,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에 있는 로는 "이 법은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규탄하면서 "홍콩이 언젠가 완전한 민주주의를 얻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홍콩인들을 대변하는 홍콩인일 뿐"이라면서 대중들에게 포상금 제안에 협조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침묵하거나 우리 스스로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면서 "정치적으로 위협, 협박을 받거나 두려움에 떨면서 살아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주에 체류 중인 얌 변호사는 홍콩 경찰 기자회견 후 CNN 인터뷰에서 "명단에 오르는 영광을 안은 것에 대해 축하가 넘쳐났다"고 냉소했다.

호주 정부는 체포 영장이 발부된 것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면서 "민주진영 인사들과 시민사회를 체포, 억압하기 위해 보안법을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것에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페니 웡 외무장관은 "표현과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에 필수적이며 우리는 그러한 권리를 행사하는 호주 사람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외무부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 법은 홍콩의 삶의 방식을 계속해서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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