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들어오면 못 나갈걸”…돈 안되는데 돈 쓰는 이유 있었네

진영화 기자(cinema@mk.co.kr) 2023. 7. 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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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경제 공들이는 신세계
체험·오락요소 적극 강화나서
소비자에 다양한 볼거리 제공
체류시간 늘려 충성고객 확보
신세계 프리미엄아울렛 부산의 중앙 분수광장이 ‘하리보 플레이그라운드’로 꾸며져 있다. [사진 제공 = 신세계사이먼]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오프라인에서 체험과 오락 요소를 적극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물건을 파는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시간을 사는 경쟁을 하는 것”이라는 정용신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주문에 따라 ‘체험 경제’에 공 들이는 것이다.

3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신세계 아울렛 운영사인 신세계사이먼은 아울렛에 젤리 브랜드 ‘하리보’의 곰 캐릭터 조형물을 설치하거나 아울렛을 건담 기지처럼 꾸미고, 차량 시승 행사를 펴는 등 체험형 행사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올해 연 오프라인 캠페인과 팝업 스토어 행사는 모두 8회로, 지난해(5회)를 넘어섰다. 지난 1일부터는 강남 서울고속버스터미널(경부영동선)과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연결하는 고속버스 운행을 시작해 접근성을 높이기도 했다.

검색만 하면 어떤 물건이든 싸게 살 수 있는 시대에 상품 구색과 할인 혜택만으로 고객을 붙들 수 없게 되자 오프라인 매장에 가야 하는 ‘플러스 알파(+α)’ 요인을 만들어 낸 것이다. 다양한 볼거리로 고객 방문을 유도하고 체류 시간을 늘리는 노력이 당장 수익은 나지 않더라도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방문 횟수를 늘려 자연스럽게 소비를 유발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속함과 편리함을 고객 경험의 핵심 가치로 보는 이커머스 업체와 달리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것 자체가 지상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시간을 점유하기 위해 위해 물건 파는 공간을 과감히 포기하기도 한다. 새단장 끝에 지난 3월 문을 연 이마트 연수점은 이마트 매장 비중을 기존 3800평에서 1600평으로 확 줄였다. 그 대신 공간에는 F&B(식음료), 엔터테인먼트, 패션, 라이프스타일 등 82개의 입점 매장을 들였다. 지난 2020년 기존 이마트 80%, 입점 매장 20% 비중에서 리뉴얼 후 이마트 30%, 테넌트 70%로 구조를 바꾼 이마트 월계점은 2년 만에 이마트 전사 매출 1위 점포에 등극하기도 했다.

북한산 등산로 초입, 양평 남한강변 등 외딴 곳에 매장을 내고 있는 스타벅스코리의 출점 전략도 결국 고객 체험 강화라는 포인트로 수렴된다. 기존엔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 매장을 내 매출이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이었지만, 이제는 특정 매장 방문 자체를 목적으로 삼겠다는 이른바 ‘데스티네이션 매장’ 전략으로 선회했다.

유통을 물건을 파는 행위로만 한정 짓지 않는 정 부회장의 지론은 야구단 SSG랜더스 인수로까지 이어졌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누릴 수 없는 스포츠의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쇼핑, 여가, 문화생활 등과 연계해 ‘고객의 시간’을 빼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2027년 말 준공 예정인 쇼핑·스포츠·엔터테인먼트 복합시설 ‘스타필드 청라’가 완성되면 야구단과의 시너지 창출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놀이동산, 스타필드, 프리미엄 아울렛, 수영장, 골프장, 호텔 등 여러 시설들이 집약된 복합리조트 ‘화성 국제테마파크’ 역시 고객의 시간을 빼앗기 위한 그룹의 전반적인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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