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우 "미스테리 문재인, `전문가=자본계급` 80년대 마르크스식 진리관 그대로"
"'공안 + 보수정당·언론=타도할 적폐'란 DNA"
"진리관은 마르크스주의…대표적 인물은 文"
"경제를 전문가에만? 지배당해" SNS글 지적
"전문가는 자본가에 포획됐다며 통제하잔 얘기"
NL(민족해방) 주체사상파 계열 운동권이었지만 전향한 민경우 대안연대 공동대표는 3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이른바 '386(운동권 세대) 급진주의'의 한 축인 '마르크스주의적 진리관'의 소유자라고 진단했다. 전문가 집단을 자본가 계급(부르주아)과 동일시하며 노동자 계급(프롤레타리아)의 '통제 대상'으로 본다는 주장이다.
민경우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광우병 투쟁 회고'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제20대) 대선이 끝난 지 3개월 지났는데, 제가 어렸을 때 활동했던 후배들이 광화문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촛불시위를 하더라"라며 "386 기저에 그런 정서가 깔려 있다. 386은 다원주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386 뿌리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공존공영해야 할 정치적 파트너가 아니다"며 "원천적으로 타도할 대상으로 보니까 선거불복 전통이 있다. 검찰·국가정보원 공안기관에 뿌리깊은 불신을 심어놨으니 검찰독재란 말을 한다. 조중동(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에 국민의힘까지 친일잔재의 아류고 적폐"라고 설명했다.
이어 '386 급진주의'의 두가지 기조를 소개한다며 "하나는 정치관·권력관에서 다원주의란 전통이 없다. 국민의힘도 하나의 정치세력이고 민주당도 하나의 정치세력이라고 보기보단 적폐청산(대상이란 것)"이라고 했다. 두번째론 "지금 (시대에) 얘기하기가 좀 그런데 마르크스주의적 진리관을 지금도 그대로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대표는 "마르크스주의적 진리관은 '노동자 계급 사상'과 '자본가 계급 사상'이 따로 있어서, 원자핵전문가 생각을 믿지 못하는 건 '그들은 자본가 사상에 포획돼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일련의 생각들을 가져서"라며 "대표적인 게 문 전 대통령이다. 참 미스테리한 인물이다. 제 옛날 추억을 너무 많이 떠올리게 해주는 분"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제가) 1980년대 꼬맹이 때 봤던 문건의 논리들을 많이 갖고 계시다"며 문 전 대통령의 지난달 4일 페이스북 글을 예로 들었다. 문 전 대통령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촌인 장하준 런던대 교수의 신간을 추천하며 "경제학을 전문가에게만 맡겨두면 우리의 운명은 신자유주의와 같은 '지배 이데올로기'에 휘둘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는 "전문가가 있고 정치가가 있는데, 정치가들은 전문가들의 연구 성과 등을 '그대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가가 그 전문가를 통제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풀이했다. 그는 1995~2005년 이적단체로 분류된 '범민련(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사무처장을 지냈고 구(舊)통합진보당 전신인 민주노동당 당원 활동도 했다.
특히 민 대표는 2006~2007년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정책기획팀장으로,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추가협상 계기 '광우병 선동'이 더해졌을 때도 진보연대 일원으로 한미FTA 반대 투쟁을 주도했다. 요컨대 "광우병은 이명박 탄핵·퇴진을 위한 수단이었고, 후쿠시마(오염수 선전)도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참여연대·진보연대 연합 진영에서 2006년대부터 한미FTA 체결에 '서비스주권 위협, 미국 식민지화'를 주장하며 반대했지만 도시 중산층으로부터 반향이 없었고, 2008년엔 MBC 'PD수첩'의 주저앉는 소 영상 등으로 '미국산 소고기 섭취·공기감염에 의한 광우병으로 5년 내 전국민 사망' 괴담이 확산하며 파급력이 커졌다고 돌아봤다.
또 당시 진보진영이 베네수엘라 차베스 집권(1999년부터 14년간)에 '21세기 사회주의 대안체제'라며 열광했다면서 "80년대 중반에 우리가 했던 사회 혁명운동을 2000년대 초반에 다시 한번 해보자"는 정서가 깔린 채 "2006~2007년 한미FTA(정국)를 전체적으로 좌우한 것은 통상협정이 아니라 386 급진주의"라고 해설했다.
민 대표는 "(정치적인) 이명박 (대통령 집권 직후) 퇴진 탄핵 투쟁이 먼저 있었고 그 분위기가 충만한 가운데 광우병이 얹힌 게 2008년 시위의 모습"이라며 2008년 4월6일부터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벌어진 '이명박 탄핵 국회청원 서명운동'이 100만명을 돌파(5월4일)하기 하루이틀 전부터 광우병 시위가 본격화했다고 짚었다.
그는 "2008년 6월달 시위가 커지니까 민주세력·진보진영의 혁신을 새롭게 정립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며 "운동권은 조직적·체계적 싸움을 해야하는데 그 당시 몇십만 대중이 몰아닥쳤다"고 했다. 이어 "촛불민주주의가 나름 긍정적이지만 부정적이고 위험한 색채도 있고 이 색채가 현재 우리한테 계승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건 선거불복이다. 2007년 대선을 이명박이 됐든 박근혜가 됐든 '민주세력이 집권하지 않으면 우린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선거불복이 광우병과 후쿠시마에 흐르는 가장 강력한 정치적 동기라고 생각한다"면서 "후쿠시마도 1년 후면 다 잊혀지고 윤석열 탄핵·퇴진만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 대표는 탈북민 출신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간첩단 사건도 있고 안보가 불안한데, 괴담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북한 지령이 배후에 없었나'라고 묻자 "북한은 지금 투트랙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민노당-통진당-경기동부(연합)로 이어지는 이 그룹에 지령을 내려 나름 효과적으로 작동했는데 지금은 어렵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2000년대 이후 친북 분위기가 엷어졌기에, 북한에서 탄핵이나 후쿠시마 등 지령 내리고 방송하긴 해도 그것 때문에 반정부투쟁이 벌어졌다고 보긴 어렵다"며 "경기 동부 이석기 그룹을 (2014년 헌법재판소의 '북한식 사회주의 추구' 통진당 해산으로) 차단한 것으로 인해 북한의 개입통로는 결정적으로 와해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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