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 했는데 “명복을 빕니다”… 시청 문자 실수에 부모 ‘깜짝’

/김해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

태어난 아기의 출생신고를 한 부모가 며칠 뒤 지자체로부터 ‘사망신고 처리가 완료됐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은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경남 김해시 북부동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달 26일 김해시청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 ‘출생신고를 하였는데 사망신고 연락을 받았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지난달 17일 (아이가) 출생해 20일에 출생신고를 했는데, 26일 김해시에서 사망신고를 했다고 연락이 왔다”며 “태어난 지 10일 만에 소중한 아기를 보내버린 줄 알았다”고 말했다.

A씨가 공개한 문자를 보면 김해시는 26일 오전 9시 48분 카카오톡 알림톡을 통해 A씨에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접수하신 사망신고가 처리 완료되어 기본증명서 발급이 가능함을 알려드린다”는 내용의 안내 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문자를 받고 놀란 A씨는 곧장 관할 행정복지센터에 연락해 자초지종을 물었다. 행정복지센터 측은 ‘김해시청에서 잘못한 것 같다’는 답을 내놓았고, 이후 A씨는 오전 내내 업무도 보지 못한 채 행정복지센터와 김해시청에 전화를 돌리며 전전긍긍했다고 한다.

A씨가 확인한 결과 해당 문자 메시지는 오발송된 것이었다. A씨는 “오발송이라고 표기를 다시 해 출생신고가 완료됐다는 연락을 준 것도 아니다”라며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지만 상처받은 부모의 마음은 쉽게 회복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A씨는 “와이프는 사망신고 연락 한통에 억장이 무너졌고 아이한테도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나도 ‘신고를 잘못했나’ 자책하게 됐다”며 “힘들게 아이를 낳고 기쁜 마음이었는데, 10일 만에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박아버린다”고 했다. 이어 A씨는 “법적인 대응을 하고 싶어 시청 측에 연락을 했으나 ‘신문고에 글 올리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상처만 가득 받고 김해시를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해시 측은 3일 답변 글을 통해 “출생신고 후 처리결과를 잘못 오기하여 문자 발송 한 것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갖게 해 송구하다”며 “신고 접수된 가족관계등록 처리사항을 민원인에게 문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문자서비스를 제공할 때 수기로 직접 입력하다 보니 실수로 귀하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생신고한 자녀의 가족관계등록부는 정상적으로 등록 처리됐다”며 해당 부서 공무직 담당 직원에게도 주의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