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넘어야 할 ‘중국 축구의 실패’[이원홍의 스포트라이트]
이원홍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2023. 7. 3. 23:33
최근 ‘오일머니’를 앞세워 축구 스타들을 쓸어 모으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 축구의 실패’를 거울로 삼을 필요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나스르)를 자국 축구리그로 끌어들인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카림 벤제마(36·알이티하드)까지 영입했다. 호날두는 현 시대 최고의 축구선수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의 오랜 라이벌이었고 벤제마는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수상자였다. 사우디는 메시까지 영입하려 했으나 메시는 미국으로 떠났다. 하지만 사우디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스타 응골로 캉테(32·알이티하드)를 데려가는 등 선수 영입을 계속했다. 이들은 수천억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돈을 받는다.
축구팬들은 돈을 앞세워 축구스타들을 특정 국가에서 갑자기 대거 영입했던 모습을 과거에도 본 적이 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2011년 시진핑 국가주석의 뜻에 따라 ‘축구 굴기’를 위한 여러 계획을 시작했다. 중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 월드컵 우승 등의 장기 목표를 세웠다. 많은 기업이 앞다퉈 축구에 투자했고 유명한 해외 선수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했다.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인 헐크(37)가 2016년 이적료 5500만 유로(약 791억 원)를 기록하며 상하이 상강으로 옮긴 것을 비롯해 많은 외국 선수들이 중국으로 이적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지닌 중국이 막대한 돈을 투자해 자국 축구 수준을 일으키려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중국 축구가 무섭게 성장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10여 년이 흐른 지금 중국 축구는 처참하게 몰락해 있다. 중국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최종예선에서 당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에 패하며 본선 탈락이 확정되자 중국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에 앞서 중국 축구는 내부에서부터 붕괴되고 있었다. 중국 슈퍼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장쑤FC가 2021년 모기업의 어려움으로 전격 해체되는 등 많은 구단이 경영난 속에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축구단을 소유했던 부동산 기업 및 가전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및 세계 경제 불황 등의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자 그 여파가 고스란히 축구계에 미친 것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몇 년간 축구경기가 제대로 열리지 못하면서 각 구단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때 일본과 한국 축구선수들 평균 연봉의 5배, 11배 이상씩을 지불하던 중국 축구는 선수들의 임금조차 제때 지불하지 못해 여러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중국 축구계는 그동안 영입했던 해외 선수들과의 계약을 줄줄이 해지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은 중국을 떠나고 있고, 중국 축구는 과거보다 나아진 게 없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은 중국 축구의 이런 몰락을 두고 최근 ‘중국의 축구 실험은 실패했다’고 진단하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사우디는 중국 축구계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중국은 스타 선수들을 자국 리그로 불러들이기 위해 막대한 돈을 썼지만 결국에는 자국 리그 개선에 실패했다. 외국 유명 선수들을 불러들였을 때 반짝 눈길을 끄는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인 자국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중국 축구계의 실험에서 증명된 사실이다.
자국 리그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유소년 체계의 강화, 선수의 발굴과 육성, 공정한 경쟁 시스템 유지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중국은 오랫동안 축구계에서의 부패 및 부정 문제로 몸살을 앓았고 선수들에 대한 공정한 선발이나 경쟁 시스템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것이 아무리 돈을 써도 중국 축구가 나아지지 않는 큰 이유였다.
사우디를 지켜보는 시각도 비슷하다. 사우디가 외국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고는 있지만 자국 축구의 토대를 다지기 위해 어떤 노력과 개혁을 하고 있는지는 별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돈으로 스타들을 불러 모아 잠시 눈길을 끈다 해도 돈의 효과가 사라지면 그 부작용은 더 크게 돌아온다. 그들이 아무리 세계적인 스타들을 끌어모은다 해도 결국 자국 리그의 하부 구조를 튼튼히 하는 기초 작업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그 효과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나스르)를 자국 축구리그로 끌어들인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카림 벤제마(36·알이티하드)까지 영입했다. 호날두는 현 시대 최고의 축구선수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의 오랜 라이벌이었고 벤제마는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수상자였다. 사우디는 메시까지 영입하려 했으나 메시는 미국으로 떠났다. 하지만 사우디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스타 응골로 캉테(32·알이티하드)를 데려가는 등 선수 영입을 계속했다. 이들은 수천억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돈을 받는다.
축구팬들은 돈을 앞세워 축구스타들을 특정 국가에서 갑자기 대거 영입했던 모습을 과거에도 본 적이 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2011년 시진핑 국가주석의 뜻에 따라 ‘축구 굴기’를 위한 여러 계획을 시작했다. 중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 월드컵 우승 등의 장기 목표를 세웠다. 많은 기업이 앞다퉈 축구에 투자했고 유명한 해외 선수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했다.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인 헐크(37)가 2016년 이적료 5500만 유로(약 791억 원)를 기록하며 상하이 상강으로 옮긴 것을 비롯해 많은 외국 선수들이 중국으로 이적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지닌 중국이 막대한 돈을 투자해 자국 축구 수준을 일으키려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중국 축구가 무섭게 성장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10여 년이 흐른 지금 중국 축구는 처참하게 몰락해 있다. 중국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최종예선에서 당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에 패하며 본선 탈락이 확정되자 중국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에 앞서 중국 축구는 내부에서부터 붕괴되고 있었다. 중국 슈퍼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장쑤FC가 2021년 모기업의 어려움으로 전격 해체되는 등 많은 구단이 경영난 속에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축구단을 소유했던 부동산 기업 및 가전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및 세계 경제 불황 등의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자 그 여파가 고스란히 축구계에 미친 것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몇 년간 축구경기가 제대로 열리지 못하면서 각 구단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때 일본과 한국 축구선수들 평균 연봉의 5배, 11배 이상씩을 지불하던 중국 축구는 선수들의 임금조차 제때 지불하지 못해 여러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중국 축구계는 그동안 영입했던 해외 선수들과의 계약을 줄줄이 해지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은 중국을 떠나고 있고, 중국 축구는 과거보다 나아진 게 없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은 중국 축구의 이런 몰락을 두고 최근 ‘중국의 축구 실험은 실패했다’고 진단하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사우디는 중국 축구계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중국은 스타 선수들을 자국 리그로 불러들이기 위해 막대한 돈을 썼지만 결국에는 자국 리그 개선에 실패했다. 외국 유명 선수들을 불러들였을 때 반짝 눈길을 끄는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인 자국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중국 축구계의 실험에서 증명된 사실이다.
자국 리그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유소년 체계의 강화, 선수의 발굴과 육성, 공정한 경쟁 시스템 유지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중국은 오랫동안 축구계에서의 부패 및 부정 문제로 몸살을 앓았고 선수들에 대한 공정한 선발이나 경쟁 시스템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것이 아무리 돈을 써도 중국 축구가 나아지지 않는 큰 이유였다.
사우디를 지켜보는 시각도 비슷하다. 사우디가 외국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고는 있지만 자국 축구의 토대를 다지기 위해 어떤 노력과 개혁을 하고 있는지는 별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돈으로 스타들을 불러 모아 잠시 눈길을 끈다 해도 돈의 효과가 사라지면 그 부작용은 더 크게 돌아온다. 그들이 아무리 세계적인 스타들을 끌어모은다 해도 결국 자국 리그의 하부 구조를 튼튼히 하는 기초 작업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그 효과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이원홍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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