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폭동 피해 능가…“이젠 소년 죽음과 무관”
[앵커]
지난주 알제리계 10대 소년의 죽음으로 촉발된 프랑스 시위가 격렬한 폭동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2005년에도 비슷한 사건 뒤 폭동이 있었는데, 당시 3주 동안 집계된 피해 규모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이제는 시위가 그 소년의 죽음과 무관한 성격이 됐다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파리 안다영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시위 시작 무렵,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했습니다.
10대 소년 나엘의 안타까운 죽음을 슬퍼하고, 경찰의 과잉 대응을 비판하며 평화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시위는 점점 폭력적으로 변했습니다.
무고한 시민들의 집과 차량이 불타고, 대중교통이 공격당해 시민들의 발도 묶였습니다.
상점은 무차별적으로 털렸습니다.
[알렉산드르 망숑/프랑스 자영업자 : "솔직히 견딜 수 없습니다. 이대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아이들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는 노동자일 뿐입니다."]
시위 시작 후 엿새 동안 프랑스 전역에서 차량 5천 대 이상과 건물 천여 동이 불탔습니다.
2005년 경찰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10대 소년 2명이 숨진 사건 후 당시 3주 동안 이어졌던 폭동보다 피해 규모가 더 큽니다.
지금까지 3천 명 넘게 체포됐는데, 이들의 30%가 평균 연령 17세 소년들입니다.
처음엔 또래의 죽음에 대한 반발로 여겨졌지만, 장난처럼 약탈을 하고 그 영상을 SNS에 올리는 행태가 이어졌습니다.
이제는 나엘의 죽음과는 상관없는, 약탈의 구실일 뿐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초기, 사건을 강하게 비판했던 축구선수 음바페가 시위 중단을 촉구했고, 나엘의 가족도 폭력 시위를 멈추라고 호소했습니다.
[나디아/숨진 소년의 할머니 : "나엘을 구실로 이런 짓을 하고 있습니다. 안됩니다. 멈춰야 합니다. 상점 유리창을 깨서는 안 되며, 학교를 약탈해서도 안 됩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독일 국빈 방문 일정을 미루고 피해 지역의 자치단체장들과 면담을 이어가며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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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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