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오승환과 라이벌이었는데… 그때 마무리 내주고 내리막, 설마 33살에 은퇴하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트레버 로젠탈(33)은 한때 잘 나가는 마무리 투수였다. 2012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불펜에서 내공을 갈고 닦은 로젠탈은 2014년 첫 풀타임 마무리를 맡아 45세이브를 기록하며 단번에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우뚝 섰다.
2015년은 전성기의 정점이었다. 68경기에 나가 2승4패48세이브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하며 개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다시 썼다. 시속 100마일(약 161㎞)에 가까운 불같은 강속구에 완성도 높은 체인지업이라는 결정구가 있었고, 여기에 마지막에는 슬라이더까지 장착하며 경기력이 끌어올렸다.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통산 9이닝당 탈삼진 개수가 12.1개에 이를 정도의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했다.
2015년 올스타에도 선정되는 등 전성기를 활짝 연 이 선수가 당분간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할 것이라는 명제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철벽 마무리는 이런저런 부상에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2016년 팀의 개막 마무리로 시즌의 문을 열었지만 활약은 예전만 못했다. 평균자책점이 4점대까지 치솟는 등 불안한 세이브가 이어졌다. 그러자 세인트루이스는 결단을 내렸다. 불안한 로젠탈 대신, 당시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보내며 셋업맨으로 좋은 활약을 했던 오승환(42‧삼성)에게 마무리를 맡기기로 한 것이다. 오승환은 후반기 팀의 클로저로 활약하며 19세이브를 수확했다.
2016년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1.92, 로젠탈은 4.46이었다. 당시는 오승환이 마무리를 맡는 게 게 타당했지만, 로젠탈로서는 자존심이 다소 상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두 선수의 경쟁 구도는 2017년까지 이어졌다. 이번에는 반대였다. 개막 마무리로 시작한 오승환이 전반기 막판으로 갈수록 힘이 떨어지자, 와신상담했던 로젠탈이 다시 마무리로 복귀하며 전‧후반기 마무리가 또 바뀌었다.
오승환이 2018년 시즌을 앞두고 팀을 떠나면서 두 선수는 헤어졌지만, 로젠탈은 이후 부상으로 점철된 경력을 보냈다. 2017년 11세이브를 기록한 뒤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팔꿈치 수술 여파로 2018년 시즌 전체를 날렸고, 복귀 후에도 예전의 기량을 되찾지 못했다. 던질 만하면 흉부 수술, 고관절 수술 등이 이어지면서 경력의 리듬이 완전히 끊겼다.
그 결과 로젠탈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45경기 출전에 그쳤고, 이후로는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미 구위가 많이 떨어져 있는 로젠탈은 활용 가치가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선수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복귀의 희망을 불태웠지만, 가장 근래의 시도도 무위로 돌아갔다.
디트로이트는 로젠탈을 방출했다고 3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로젠탈은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뒤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렸으나 트리플A 무대에서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월 중순 팔꿈치 수술을 다시 받았다. 올 시즌 출전은 더 이상 어려울 가능성이 생겼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TR)는 ‘최근 받은 팔꿈치 수술의 성격은 알려지지 않았다’면서도 ‘이 팔꿈치 시술은 5시즌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로젠탈을 괴롭힌 일련의 부상 중 가장 최근의 것이다. 로젠탈에게 한 번의 좌절은 많은 것을 의미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33세에 은퇴를 고려할 것인지를 궁금해 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5년 동안 너무 많은 부상이 이어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경기력은 만신창이가 됐다. 또 수술로 좌절한 로젠탈이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받은 팔꿈치 수술로 경력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추측은 일리가 있다. 모든 이들이 이 마무리 투수가 오뚝이처럼 일어서길 바라고 있지만, 그 확률은 시간의 흐름과 잦은 부상 속에 점차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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