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 이승엽과 10위 박진만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훈련량의 법칙, 성적으로 말한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결과로 말해야 한다.
2023시즌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훈련량이 많았던 팀으로 두산과 삼성이 꼽힌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1976년생, 40대 감독으로 새 출발한 시즌이다. 초보 감독인데 정작 선수단 지휘 스타일은 ‘올드 스쿨’이 투영됐다는 평가가 있다.
효율적인 훈련이 무엇일까. KBO리그 출범 4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시원한 정답은 없다. 2000년대 막판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김성근 감독이 양을 앞세웠다면, 2010년대 후반에는 질이 주목받았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성근 전 감독의 훈련은 사실 극대화된 효율이 담보된 성격이었으며, 훈련량이 적은 대표적 구단 키움의 마무리훈련, 스프링캠프 역시 고효율이라는 평가가 많다. 결정적으로 키움은 늘 성적으로 자신들 방식의 정당성을 인정 받았다.
어쨌든 두산 이승엽 감독과 삼성 박진만 감독은 훈련의 양이 담보돼야 효율도 극대화된다고 믿는 지도자들이다. 결국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 3일까지 두산은 5위, 삼성은 최하위. 두산은 어느 정도 시즌 전 예상과 비슷한 행보지만, 내용에서 아쉬움도 보인다. 삼성은 말할 것도 없이 실망스러운 시즌이다.
두산은 실책이 60개로 최다 3위다. 올 시즌을 호주에서 준비하면서 수비와 주루 훈련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러나 현 시점에선 많은 훈련의 효과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확실히 예전 두산만의 끈끈한 컬러가 이승엽 감독 체제에서 잘 안 나오는 건 사실이다.
삼성은 타선과 불펜의 난맥상이 심각하다. 작년 가을 마무리훈련부터 스프링캠프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으나 현 시점까지 효과가 안 나온다. 박진만 감독 선임 자체는 호평 받았지만, 지휘 스타일과 별개로 프런트가 전력보강에 소홀했다는 외부의 지적도 있다.
이승엽 감독과 박진만 감독 모두 훈련량의 지론을 하루아침에 바꿀 가능성은 없다. 많은 훈련을 통해 터득하고 얻는 게 분명히 크다고 믿는 지도자들이며, 이것을 굳이 옛날 방식이라며 폄하할 이유도 없다. 1년의 성적으로 두 감독의 훈련 스타일이 무조건 잘못됐다고 하긴 어렵다. 순위와 성적은, 다각도로 분석해야 한다.
분명한 건 두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거나, 최하위에 머무른다면 두 감독의 지휘 스타일은 구단 안팎에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두 감독이 자신의 지론을 인정받기 위해 팀을 운영하지는 않는다. 오로지 팀을 위한 정진만 있을 뿐이다. 순위를 떠나 두 신인 감독의 열정만큼은 업계에서도 인정을 받는다. 1년 성적으로 두 감독의 역량을 평가하는 건 가혹하다.
여전히 시간이 있다. 두산은 2010년대 후반만큼 막강하진 않지만 5강에 도전할만한 전력인 건 사실이다. 삼성도 전력이 강하지는 않아도 이대로 최하위에 주저앉을 팀은 아니다. 후반기 성적으로 자신들의 지론을 입증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4일부터 포항에서 주중 3연전을 갖는다. 이승엽 감독이 현역 시절 유독 강했던 포항 방문이라는 감성에 젖을 여유는 없다.
[두산 이승엽 감독(위), 삼성 박진만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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