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대표팀, 더위 뚫고 달린다…더 ‘위’를 향해
체격적 열세 극복할 열쇠는 체력
고강도 압박·신속한 역습 등 준비
지소연 “멋진 필드골 욕심내겠다”
장슬기 “실점 없는 경기 펼칠 것”
8일 아이티와 마지막 국내 평가전
조금 빨리 찾아온 한여름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도 오는 20일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최종 담금질에 여념이 없다. 콜린 벨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체격 조건이 월등한 상대 선수들에 맞설 체력을 갖추는 것을 훈련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한 고강도 ‘지옥’ 훈련이 이어진다. 강한 압박은 물론 공간에서 끊임없이 수적 우위를 이어갈 수 있는 기동력, 위협적인 역습을 만들기 위한 스피드까지 고루 끌어올릴 체력 강화 프로그램을 실행 중이다.
대표팀 ‘간판’인 베테랑 지소연(수원FC·사진 오른쪽)마저 혀를 내두를 만한 훈련 강도지만, 선수들 스스로도 그런 훈련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지소연은 3일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 중인 대표팀 훈련에 앞서 “유럽 선수들은 강하고 빠르다”면서 “모든 선수가 힘든 와중에도 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분위기도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오랜 유럽 무대 경험을 통해 월드컵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신체적 열세를 얼마나 체력으로 극복하는 게 중요한지 잘 안다. 지소연은 “우리가 얼마나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이제 조금씩 (체력적으로) 선수들도 준비되는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장슬기(현대제철·왼쪽)도 벨 감독이 요구하는 훈련량에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도 “날씨가 더워 선수들끼리 격려해주는 일이 많아졌다. 그 덕에 (팀워크가)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고강도 훈련 덕에 체력적으로 많이 좋아졌다. 체력이 좋아지면 다른 요소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까지는 오전과 오후에 각각 두 차례씩 훈련하며 선수들이 체력적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했다면, 대회가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이번주부터는 하루 한 번 훈련으로 전체적인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2015년 캐나다 월드컵 16강 진출 멤버인 지소연은 2019 프랑스 대회 조별리그 3패 탈락의 아픔을 되새기며 “2019년보다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소연은 또 “수많은 골을 넣었지만 (월드컵에서) 필드골이 없다. (이번) 월드컵에서 멋진 골을 욕심부려 보겠다”는 개인 목표도 숨기지 않았다.
수비수인 장슬기는 “나는 골보다는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펼치는 게 목표다. 나를 포함한 모든 수비수의 마음이 그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19년보다는 경험 있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어린 연령대에도 좋은 선수가 많아져 경기력 자체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높아진 자신감을 표현했다.
대표팀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와 마지막 국내 평가전을 치른 뒤 최종 명단 23명을 확정해 월드컵 장도에 나선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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